[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 매파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당시와 달리 금리인상 속도부터 대차대조표 축소까지 유연한 통화정책을 취하겠다는 발언에 주식시장과 국채 수익률이 급반전을 이뤘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고용 지표 호조와 다음주 G2(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도 주말을 앞두고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46.94포인트(3.29%) 급등한 2만3433.1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84.05포인트(3.43%) 뛴 2531.9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275.35포인트(4.26%) 랠리하며 6738.86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상승 흐름을 탔던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에 축포를 터뜨렸다.
그는 재닛 옐런 전 의장 및 벤 버냉키 전 의장과 함께 패널로 참석, 경제 전망 및 통화정책에 관한 의견을 나눈 자리에서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자신감을 내비친 한편 통화정책 정상화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켰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서도 그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한편 경기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을 언제든 수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12월 미국 비농업 부문의 고용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호조를 보인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고용은 31만2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18만2000건을 훌쩍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이번 지표가 연준 정책자들을 더욱 깊은 고민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의 매출 전망치 하향과 제조업 경기 하강을 포함해 펀더멘털 측면의 경고음과 건재한 고용 시장 사이에서 정책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다소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다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오는 7~8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도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도 관세 전면전의 후폭풍에 흔들리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와 같은 진흙탕 싸움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견이 여전하고,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사태가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브 샤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단기 낙폭이 과도한 상황에 파월 의장의 발언이 상승 촉매제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파르게 뛰었다. 주가로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10년물 수익률이 11bp 폭등하며 2.66%에 거래됐다.
종목별로는 전날 폭락했던 애플이 4% 가까이 반등했고,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알파벳 등 IT 대장주가 일제히 3% 선에서 상승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월가의 올해 우울한 전망에도 5% 이상 랠리했고, 국제 유가가 2% 가까이 상승한 가운데 엑손 모빌과 셰브런이 각각 3%와 2% 내외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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