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세계경제포럼(WEF)이 오는 21~25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연차 총회(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2019년 10대 세계 경제 전망'을 4일 발표했다.
WEF는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2.9%)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경제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 시장 역시 선진국 성장 둔화와 교역 감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WEF는 무역 분쟁 등 정책적 리스크가 향후 세계 경제를 위협할 요인이지만 "2019년에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준까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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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美경제, 계속해서 잠재성장률 웃돌 것
WEF은 올해 미국 경제가 2.6%의 성장할 것이라며 "2018년(2.9%)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EF가 추산한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약 2.0%다.
WEF는 "지난해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웃돌았지만 대규모 재정부양책의 영향 때문이었다"며 "2019년에도 경기부양책 영향이 계속되겠지만 해가 지날 수록 (효과가)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다.
2. 유럽 경제확장, 더욱 느려질 것
유로존 경제 성장은 2017년 하반기 정점에 달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왔다. 영국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앞서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올해 1.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도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브렉시트 문제는 물론, '노란 조끼' 시위로 대표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반감,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선거 참패로 인한 2021년 정계 은퇴 선언 등이 기업 심리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EF는 지적했다.
3. 日경제 성장률 0.9% 전망…'일손부족' 영향
WEF는 2019년 일본 경제가 0.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8년 예상 성장률(0.8%)보다 소폭 올라간 수준이다.
WEF는 "중국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여파가 일본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불리한 인구 통계, 특히 노동력 감소가 생산성 증가로 상쇄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구조개혁과 생산성 향상을 내건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 실현이 더뎌지고 있다"고 했다.
WEF는 일본은행(BOJ)이 올해도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4. 中경제 감속 계속될 것
WEF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6.3%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는 2017년 6.9%, 2018년 6.6%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3분기엔 6.5%로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미중 무역갈등 등 경제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과 성장 지원책 등 일련의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WEF는 "하지만 이 같은 대응은 신중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신용대출 확대는 대규모 부채 부담과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대한 정부 공약에 의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미중 간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성장률이 심각하게 꺾인다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이 더욱 공격적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5. 신흥시장 성장률 4.6% 둔화될 것
지난해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아프헨티나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키는 극심한 재정압박에 시달리며 경기 후퇴를 겪었다.
WEF는 "향후 신흥국 시장은 선진국들의 성장 둔화와 세계 교역 축소, 미 달러 강세와 긴축 재정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브라질과 멕시코의 경우는 정치적 불확실성 리스크도 있다"고 했다. 다만 동시에 "부채수준이 낮고 역동적인 경제, 특히 아시아 일부 국가는 이 같은 추세를 빗겨갈 것"이라 내다봤다.
6. 원자재시장 변동성 여전할 것
WEF는 "원자재 수요는 시장을 지지할만큼 충분히 강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5년 같은 급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EF는 원자재 시장, 특히 석유 시장의 변동성이 올해도 존재할 것이라며 "수요 둔화와 공급 증가를 감안할 때 석유와 다른 원자재 가격은 대부분 하락 위험이 있지만,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2019년 말까지 현재 가격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WEF는 유가가 2019년 평균 유가가 2018년(71.0달러)에 비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봤으며, 2020년엔 배럴 당 평균 70.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7. 세계 물가 상승률은 3.0% 전망
WEF는 세계 물가 상승률이 단기적으로 3.0%, 선진국의 경우는 2.0%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EF는 "생산량 격차가 좁혀지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하지만, 미국 이외 지역에선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등 물가 하락 압력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자재의 경우 2019년 상대적으로 평탄할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휴전상태가 되면서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도 보류될 전망이다.
8. 美연준, 인상 기조 유지할 것
WEF는 "세계 주요국 경제가 경기 순환에서 각기 다른 지점에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저마다 다른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성장률이 낮고 물가상승 압력이 적기 때문에 이전에 예상했던 페이스보다는 보다 온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WEF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2019년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영란은행과 캐나다 중앙은행 외에도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는 2020년 초까지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 봤고, 일본은행(BOJ)은 2021년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 봤다. 중국 인민은행에 대해서 WEF는 "중국은 (다른 중앙은행들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주요 중앙은행"이라며 "성장을 우려해 적정한 자극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9. 美달러화 강세 유지할 듯
WEF는 "달러 강세 주 원인은 미국 경제 호황과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라면서 "최근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특히 신흥국 통화 대비 안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화 가치가 크게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WEF는 "(달러의) 변동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WEF는 유로/달러 환율이 2018년 말 1.14달러에서 2019년말 1.10달러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의 경우는 금융 안정을 원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0위안 바로 아래 수준에서 인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0. 정책 리스크 높아지지만 경기침체 촉발할 만큼은 아닐 것
정책 리스크는 2019년과 그 이후 세계 경제성장이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무역분쟁의 경우 향후 쉽게 더 악화되고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의 예산적자, 미국·유럽·일본의 높은 부채 수준, 주요 중앙은행의 잠재적인 정책 실수 도 모두 세걔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WEF는 "좋은 소식은 이 같은 정책 리스크가 2019년 세계 성장을 심각하게 해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라면서도 "2020년과 그 이후엔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정책 리스크로 인한 피해 위험이 더 증가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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