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한국당이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극우논객 지만원씨 때문이다.
당초 이전 원내지도부가 추천받아 후보 리스트에 오른 지씨는 당내 일부에서 5.18진상조사 전문가라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극우세력 영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쉽게 버리지도, 그렇다고 선뜻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8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과 관련, "당내 의견을 조금 더 수렴할 부분이 있다"면서 "지난번 원내지도부가 공모절차를 진행해서 압축된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해 이견이 있어 추가적인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7일로 예정됐던 한국당 진상조사위 추천은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도읍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1.04 kilroy023@newspim.com |
한국당에서 극우논객 지씨의 위원 추천을 두고 이견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씨가 "5.18은 북한군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관련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극우세력인만큼 당에서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
나 원내대표는 "특정인사에 대해 저희가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 다만 전체적으로 다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진상조사에 관한 법에 보면 그 범위에 '북한군 개입 여부'가 포함돼있다"면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모하신 분들에 대해 자격이 있는지 등 여러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씨가 그간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해온 것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게다가 최근 지씨가 공개석상에서 나 원내대표가 자신을 진상조사위원 추천에서 배제시키려 한다며 욕설을 한 것까지 논란이 되면서 위원 추천 절차는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당 지도부의 고민과 달리 김진태 의원은 지씨의 위원 추천을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지씨가 그렇게 이상한 분은 아니다. 꼴통은 아니다"면서 "5.18 사건기록 한 트럭 분량을 개인적으로 통째로 복사해 집에서 몇 년간에 걸쳐 수십만 페이지를 읽는데 2년이 걸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이 분보다 더 5.18에 대해 연구를 깊게 한 분은 없을 것"이라며 "이런 분들이 들어가야 제대로 5.18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의원실로 지만원씨를 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민원 전화들이 자주 온다"면서 "그 사람이 들어가야 상대방과 싸움이 되니 자격 시비를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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