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KEB하나은행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 간 인사제도 통합을 마무리짓지 못하면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도 난항에 부딪혔다. 노사는 투트랙으로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스텝이 꼬인 상황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노사는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안에 대한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인사·급여·복지제도가 통합되지 않아 출신 은행에 따라 처우가 다르다. 하나은행은 4직급 체계인 반면 외환은행은 10직급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복지제도에선 경조금 지급 대상이나 의료비 지원 한도 등이 다르다.
특히 외환은행 출신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하나은행보다 10% 가량 높아 잠정 합의안 투표에서 조합원의 이해가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가운데)이 이진용(사진 왼쪽), 김정한(사진 오른쪽) KEB하나은행 공동노조위원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
노사는 지난해 5월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9월까지 통합안을 마련키로 했지만 해를 넘겼다. 잠정 합의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로 재투표에 부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조합원에게 통합안에 대한 추가 의견을 받는 한편 사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빨리 진행하면 좋지만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단협 합의도 남겨진 과제다. 다른 은행에서 문제가 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나 임금 인상률이 최대 쟁점이다. 노사간 잠정 합의안이 한 차례 나온 인사 통합안과 달리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까지 인사 통합안 합의를 마치고 올해부터 임단협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통합안 투표가 부결되면서 모든 일정이 밀렸다. 임단협을 위한 실무 협의조차 발을 떼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점심시간이나 PC오프제에 대한 쟁점은 통합안의 복지제도로 포괄해서 협의하면 되지만 나머지 쟁점에 대해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제도 통합도 맞물려 있어서 언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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