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발표한 대국민 연설에서 57억달러 규모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처리를 거듭 촉구하면서 3주째를 맞은 연방정부의 부분 셧다운(업무 중단)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연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들을 인질로 삼는 행동을 중단하고 정부 업무를 재개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국경 장벽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분쟁이 심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부분 셧다운(업무 중단) 18일째인 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TV 생중계를 통해 이민 및 남부 국경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생중계를 통한 약 10분 분량의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남부 국경에서 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회에 57억달러 국경 장벽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또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그 위기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셧다운 사태는 "국경안보에 자금을 대지 않을 민주당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그 일을 하기 전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미국인의 피를 흘려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국경 안보 "타협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삶이 잔인하게 산산 조각나고, 완전하게 망가진 당신의 아이, 남편 또는 부인을 상상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상황은 "45분간의 회동으로 상황은 해결될 수 있다"면서 "이 일을 끝내기 위해 내일(9일)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가 파벌 정치를 초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의회 승인없이 장벽을 건설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해온 국가 비상사태는 선포하지는 않았다.
이같은 연설 직후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역시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중계됐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우)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위치한 캐피톨 힐(국회의사당)에서 장벽 건설 예산 필요성을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TV 연설 내용에 반박한 뒤 사진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리의 국경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데는 우리 모두 동의한다"고 설명하면서도 "진실은 국경에 있는 여성과 어린아이들은 안보 위협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인질로 삼는 행동 및 위기 조장을 중단해야 하며, 정부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어떠한 대통령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정부를 셧다운 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임기 중 진실이 아닌 공포에 호소해왔다"며 민주당도 강한 국경 안보를 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슈머 원내대표의 공동 대응연설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TV 연설을 예고하자 민주당에도 동등한 방송 시간이 배정돼야 한다고 반론권을 요구하면서 마련됐다.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시작된 부분적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이날로 18일째를 맞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고 국경장벽 건설의 대중적 지지를 모으기 위해 활용한 대국민 TV 연설이 민주당과의 분쟁을 심화시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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