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황교안 전 총리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당 안팎에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심재철 의원은 14일 황 전 총리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지 대선용 후보를 뽑는 게 아니다”라며 “대선에 나갈 분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이 매우 불리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총선 필승용 대표를 뽑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사태와 관련해 열린 정무위, 기재위 긴급회의에서 KT&G 대표이사 동향보고 관련 서류를 들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yooksa@newspim.com |
그는 황 전 총리가 입당 후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 아니라 백의종군하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전 총리에 박근혜 정권 몰락의 책임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진정한 고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황 전 총리가 예전의 몰락 책임에 대해 진정한 고백을 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야만 국민들이 수용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백의종군하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 전 총리로 이른바 '친박 결집' 효과는 있겠으나 계파 갈등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 역시 크다”며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몰락의 책임이 큰 분으로 탄핵 책임론에 곧바로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했다. 그가 당권 도전에 나설경우 계파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 뜻을 밝힌 비박계 대표주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비박-친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심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 역시) 백의종군 선언하는 편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오 전 시장 본인은 돌아온 탕아라고 말하는데 당원들의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yooksa@newspim.com |
같은 날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황 전 총리가 친박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세간 분석에 의문을 표했다. 황 전 총리의 본인 입장정리가 안 돼 친박계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황 전 총리가 누구로부터 지지를 받을 지 입장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며 황 전 총리가 명확한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태극기 세력을 끌어안지 않고서는 보수가 될 수 없다거나 바른정당을 끌어안지 않고 (안된다거나) 등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냐”며 황 전 총리의 입장정리가 안 돼 잔류파·비박계가 밀어줄지 결정된 바가 없다는 데 동의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가 “박근혜의 부활”이라며 “책임론을 떠나 아무리 (당 대표를) 하고 싶어도 자기가 모신 주군이자 (총리로) 임명했던 분이 지금 감옥에 있는데 이럴 때 정치하고 싶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황 전 총리의 출마를 환영하는 친박계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같은 편의 논리로 봐도 ‘모시던 대통령이 추운 감방에서 고생하는데 너는 따뜻하게 출세하고 싶냐’고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친박들이 이렇게 좋아하니”라고 말끝을 흐리며 “이 집단의 속성을 알 수가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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