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시금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주요 이슈를 둘러싸고 양국이 여전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고통을 느끼고 있어 무역 협상에서 (미국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지만, 양국 간 여전한 대립각 때문에 구체적인 결과물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미 최대 농업인 조직인 미국농업인연맹(AFBF) 연설을 위해 뉴올리언스로 향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아주 잘 (협상을) 하고 있고, 관세 때문에 중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얻고 있으며, 중국과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체는 미중 간 관세 전쟁과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로 이중 피해를 보고 있는 미국 농업인들을 마주하기에 앞서 부담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어쩌면 중국에 양보할 준비가 돼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 조치로 경제를 압박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중국은 미국산 농업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미국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장벽 예산을 두고 의회와 기나긴 줄다리기를 하면서 역대 최장 셧다운에 기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중국 관세 피해를 입은 농가에 전달돼야 할 연방 지원도 차단된 상태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합의 임박을 시사한 것이 중국으로부터의 양보안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제스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증시에 미칠 영향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주 베이징에서 사흘간 차관급 무역협상이 진행됐지만 합의 도출과는 여전히 먼 상태로, 1차 합의안이라도 마련한 분야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합의 이행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한 약속은 전혀 하지 않았다.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 내 대중 강경파들이 산업 정책과 관련해 중국에 대대적인 변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런 요구를 들어줄 리 만무하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매입 확대에 포커스를 맞춘 채 수위는 낮아진 합의안에 동의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열릴 장관급 미중 무역협상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