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KB국민은행의 올해 희망퇴직자가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다. 50대 이상 관리직이 다른 은행보다 많은 인력구조를 서둘러 해소하기 위해 보상을 늘린 결과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지난 14일 올해 희망퇴직 접수를 마감한 결과, 대상자 2100명 가운데 600여명이 신청했다. 올해 희망퇴직 대상은 △1966년 이전 출생인 부점장급 △1965년 이전 출생인 팀장ㆍ팀원급 등이다.
지난해 희망퇴직 대상자 1800명 중 407명이 신청한 것에 비해 올해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2016년 381명이 신청한 것에 비해서도 많다. 최근 5년 사이 희망퇴직자는 2017년에 2795명으로 가장 많지만, 당시는 근속 10년차 이상으로 대상자가 1만여명에 달했다.
올해 신청자가 많은 이유는 국민은행이 ‘역대급 조건’을 내건 결과로 풀이된다. 나이와 직위에 따라 21~39개월치의 기본급을 특별퇴직금 명목으로 받을 수 있다. 임금피크 시점을 2~3년 앞둔 66년생 L4 직군 행원이 희망퇴직을 하면 39개월 적용을 받는다. 학자금 지원이나 재취업 지원, 직원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건강검진(2020년까지) 등도 제공된다.
작년 희망퇴직자는 1인당 평균 3억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1인당 3억~4억원을 받을 전망이다. 총 희망퇴직비용은 ‘1800억원+알파’로 추정된다. 당기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누적 2조792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희망퇴직 비용은 크지 않다.
국민은행은 비용 걱정 없이 희망퇴직을 늘렸다. 다른 은행에 비해 40~50대인 관리직이 많은 인력구조를 서둘러 해소할 필요성이 더 커서다. 허인 행장은 “KB는 임금피크 대상 직원 수가 경쟁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이라며 “부점장과 팀원/팀장급 직원의 임금피크 진입 시기 불일치로 일어나는 조직 내의 갈등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의 인력구조는 작년 9월말 기준 일반직원 1만6435명 가운데 책임자는 9624명으로 행원 6811명보다 41%(2813명)나 많다. 경쟁력이 낮은 역삼각형이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책임자에 비해 행원이 각각 20%(1195명), 15%(1013명) 많다. KEB하나은행은 오히려 책임자가 행원보다 556명 적어, 인건비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앞서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로 영업창구인력 수요는 줄어드는데 고령화 시대와 정년연장 추세로 장기근속자가 늘어나 은행들은 인건비 증가와 유휴 인력 활용 해결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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