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효과적인 암 치료를 위해서는 항암제가 암 조직에 정확하게 전달되고 암 조직이 아닌 다른 장기로 전달돼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안대로 박사팀은 간편한 고성능의 암 표적 약물 전달체 발굴 방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안 박사팀은 DNA 분자의 자기조립 성질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DNA 서열과 DNA의 화학 성분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연구를 통해 16개 종류의 DNA 나노입자로 구성되는 라이브러리를 구축, 검색을 통해 약물 전달체를 쉽게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바이오머티리얼스(Biomaterials)’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DNA 합성을 통해 개발한 16가지 종류의 DNA 나노입자 라이브러리 2019.01.15. [자료=KIST] |
연구진에 따르면 다양한 종류의 나노입자 기반 암 표적 약물 전달체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나노입자의 암 조직 도달량은 주입량 대비 평균 0.7%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항암치료를 위해 암 세포에만 약물이 전달되는 표적 전달체용 나노입자의 개발은 상당히 까다롭다. 나노입자가 몸 안에 주입되면 예측하기 힘든 다양한 생체 내 장애물로 인해 암 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기대만큼의 항암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나노입자를 한꺼번에 설계·제조해 나노입자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뒤, 모든 방해요소를 극복하고 암 세포에만 많이 도달하는 최적의 나노입자를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선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 소재를 이용해 약물 전달체 나노입자를 제조할 경우 모양을 정밀하게 제어하거나 다양한 화학 성분을 조합하는 것이 힘들어 여러 가지 나노입자로 구성되는 라이브러리 구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안 박사팀은 1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이하 수준으로 정밀하게 크기 및 모양 제어가 가능한 DNA 염기서열 기반 나노 구조체를 약물 전달체로 활용했다.
DNA는 생명 분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염기 서열을 분자설계 코드로 활용하면 다른 소재로는 불가능한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나노 구조체를 매우 정밀하게 조절해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DNA 종류와 서열 순서를 조합해 모양과 화학적 성분이 다른 여러 개의 나노입자로 구성되는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렇게 구축한 DNA 나노입자 라이브러리를 동물 모델에서 검색, 기존 보고된 다른 암표적성 나노입자보다 약 3배 이상의 전달률을 보이는 고성능 암 표적 전달체 3종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안 박사는 “뇌처럼 약물이 도달하기 힘든 조직을 포함해 다양한 표적 세포와 조직에 선택적이고 효율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를 신속하고 간편하게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