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울=뉴스핌] 김근철 특파원·이홍규 기자 = 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 내각이 제출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부결시켰다.
표결 직후 야당인 노동당은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오는 16일 오후 7시(우리시간 17일 오전 4시) 불신임안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영국 하원은 이날 저녁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마지막 토론을 벌인 뒤 표결에 들어가 찬성 202표 대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호소하는 테리사 메이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대표가 230표나 많게 나온 것은 메이 총리 내각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광범위한 거부감과 반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민주연합당(DUP) 등 야당들은 투표에 앞서 모든 소속 의원들이 반대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승인 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11명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수인 320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했다.
합의안 표결 직후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불신임안 투표는 16일 오후 7시에 실시된다.
이와 관련,테리사 메이 총리는 의회가 정부에 대한 신임을 확인할 경우, 의회 지도부와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신임 결과가 나오면 투표 부결일로부터 3 회기일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플랜B'를 제시하는 법에 따라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을 의회에 제시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9일 하원에서 통과된 바 있다.
EU와의 재협상 혹은 오는 3월 29일인 브렉시트 시한 연기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방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메이 총리는 표결 직후 의회 연설을 통해 "(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질서있는 브렉시트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할 경우,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게 된다.
영국의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2주 이내에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조기총선이 실시된다.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은 확산하는 형국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EU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양측이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통보일에서 2년이 지난 오는 3월 29일에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도널드 터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대변인을 통해 "이번 표결롤 인해 무질서한 브렉시트 위험이 커졌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지만, 이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하원의 15일(현지시간) 저녁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앞두고 런던 의회 의사당 앞에 모인 브렉시트 찬반 시위대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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