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LG화학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투명한 코발트 공급망 확보에 나선다. 배터리 양극재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는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 등에 따라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아동이 채굴에 동원되는 등 공급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6일 외신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IBM과 완성차업체 포드, 중국의 코발트 정련회사 화유 코발트와 손잡고 코발트가 공급되는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LG화학의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화학] |
해당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콩고민주공화국(DRC)에 있는 광산에서 채굴된 코발트가 제련을 거쳐 배터리로 제작, 전기차에 탑재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다. IBM이 블록체인 플렛폼을 구축하고 화유 코발트와 LG화학, 포드가 각각 단계별로 데이터를 공급한다. 천연자원 공급망을 추적하는 런던 소재 단체 RCS글로벌(RCS Global)이 전체 과정을 검토 및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업체들은 이를 통해 코발트의 공급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코발트 물량 중 60% 가량이 콩고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채굴 및 공급과정에 7살짜리 아동이 동원되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심지어 국제사회는 아동노동 착취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콩고에서 생산된 코발트에 대한 분쟁광물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완성차업체는 물론 배터리업체들도 국제사회로부터 '책임 있는' 코발트 조달에 앞장서야 한다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아왔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코발트 채굴 과정에 아동노동 착취 이슈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며 각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과정을 추적하거나 투명하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파일럿 프로젝트는 이달 시작돼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기간 블록체인에는 코발트가 화유코발트의 콩고 광산에서 생산돼 정련을 거쳐 LG화학의 공장에서 배터리로 제작, 미국에 있는 포드 공장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기게 된다. 이를 통해 코발트가 각 단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에 맞게 채굴 및 공급되고 있는지 여부를 모든 참여자가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 대해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로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향상 시키는 것은 물론, 원재료 조달 과정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파일럿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정식 플랫폼을 구축, 코발트 외 다른 광물로도 대상을 확대해 원재료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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