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한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중국과 일본보다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핵심 부품인 전기차 배터리 산업 선두 자리를 중국과 일본에 뺏기지 않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전기차 시대,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조사‧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10년 이후 전기차 배터리 산업 관련 연구 실적이 있는 학계, 연구기관 및 배터리 업계 전문가 25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해서 10점 기준에 8.96점을 나타내며 응답자의 40%가 최고점인 10점을 선택해 시장 전망이 매우 밝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기술‧시장‧잠재력‧환경 등 4가지 분야의 종합 경쟁력은 중국이 8.36으로 1위, 일본이 8.04로 2위, 한국이 7.45로 최저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중국의 전기차는 CATL, BYD 등 자국산 배터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중국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의 경우 도요타 및 테슬라 등 메이저 전기차 제조사들과 안정적인 공급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급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0%를, 유럽 14%, 미국 11%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부터 중국정부는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자국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들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했던 LG화학은 2018년 4위로 떨어졌고, 삼성SDI의 순위도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한경연은 "자동차 산업 내에서 경쟁사의 핵심부품에 의존하는 것을 꺼리는 특성으로 인해 GM, 포드 등 미국 전기차 제조사와 유럽계 제조사들이 한국 배터리 업계를 선택하기도 하나 최근 전기차 제조사들이 인하우스 생산을 추진하며 향후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기술 개발 및 산업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재료 수급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해외 투자 지원 및 자원 외교 추진을 검토해야 하고,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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