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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영향력 줄어드나…각국 정상들 불참 이어져

기사등록 : 2019-01-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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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마크롱 "자국 문제가 더 급해"
메이 총리 참석도 불투명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가운데 굵직한 정상급 인사들이 불참을 선언해, 포럼의 영향력과 위상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외교의 장으로 불릴 만큼 세계 정계 인사들이 총집결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을 취소한 상태며, 참석 여부를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은 일부 정상들도 다보스포럼으로 향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NPR은 정상들의 불참 원인을 두고 이전과는 다르게 2019년 다보스포럼이 각국의 정상들이 악화하는 국내 정세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열리게 된 시기 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 공유된 미래 만들기'였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이라는 주제를 내놓았다.

포럼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내놓은 글로벌 리스크(Global Risks) 2019'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요인 중 하나로 기후 문제를 지목한 만큼 이번 총회에서 기후 변화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마크롱 "자국 문제가 더 급해"…메이 총리 참석도 불투명

2018년 다보스포럼에서 주목을 받은 대표적인 인사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대통령 당선 전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을 앞세워 온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화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는 소식에 당시 그가 불청객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 연속 다보스포럼 참석이 예상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로 인해 포럼을 불참키로 했다. 다보스포럼의 보르게 브렌데 총재는 이와 관련해 "셧다운 사태가 계속되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포럼에 참석한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차 총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만나 무역협상을 비롯해 양국의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의 불참을 선언하면서 양국의 무역협상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이 양국의 무역협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이징(北京)대학교의 왕용 교수는 SCMP에 "왕 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에 가지 못하게 되서 아쉽다"고 말했다. 왕용 교수는 "만약 두 사람이 다보스에서 만난다고 하더라도 무역 협상의 상세한 부분까지 논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하며 그렇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 선언이 미중 무역 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션 딩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아도 미중 양측이 포럼에서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며 "무역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양측의 목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부결 후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테레사 메이 총리가 허탈한 표정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국내 정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포럼에서 1시간에 가까운 연설로 기립박수를 받았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해 다보스로 떠나지 않는다. 지난 11월 유류세 인상에 반대로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엘리제궁의 발표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오는 21일 베르사유에서 경제 지도자들이 모이는 포럼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 메이 총리는 16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아직 포럼 불참 여부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메이 총리는 얼마 전 브렉시트(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곤경에 처한 상태다.

비록 이후 진행된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하며 당장 눈앞의 불은 껐지만 영국 내 남은 과제들로 다보스포럼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 브라질 보우소나루, '국제 외교무대' 데뷔 

정상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신임 대통령에게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을 통해 처음으로 국제 외교무대에 서게 될 예정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다보스포럼 참석과 관련해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다른 브라질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어 "경제적 자유와 양자 합의, 재정 균형 등을 가치있게 평가할 것이며 모든 국가와 무역을 추진하고 싶은 우리의 바람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적으며 첫 국제 외교무대 데뷔를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전체 인원은 약 3000여명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에는 400여개의 세션이 열렸지만, 올해는 350여개의 세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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