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실험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유통시장 자체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자동차 판매 또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판매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온라인 판매는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현대 쇼룸 라이브' 실행 모습. [사진=HMA] |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최근 '현대 쇼룸 라이브'서비스를 개시했다.
현대 쇼룸 라이브는 실시간 방송에서 고객들에게 차량을 소개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생방송 중 소비자가 댓글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전문가가 대답을 하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HMA는 매주 3회(화·수·목요일)에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생방송을 진행하며, 매일 다른 모델을 소개한다.
딘 에반스 HMA 마케팅 총괄(CMO)은 "현대차는 자동차 구매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대 쇼룸 라이브 기능을 통해 제품에 대한 대화형 경험을 제공한다"며 "고객은 판매점을 거의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대부분 알아보는데 이 서비스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인도,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은 45억달러(약 5조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 직영점 영업사원들로 구성된 판매위원회(판매노조)와 독립법인 대리점 노동자로 구성된 판매연대 측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판매직 종사 인원은 직영점과 대리점을 합해 1만3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3월 홈쇼핑을 통해 국산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지만 현대차는 판매노조의 반발에 홈쇼핑 판매를 사실상 포기했다. 판매노조 측은 기존 영업사원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쌍용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온라인 판매에는 아직 소극적인 모습이다. 유일하게 르노삼성은 'e-쇼룸'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에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트위지'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등 판매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필요할 수 있겠으나 아직은 고객들이 직접 보고 시승 등을 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출고 후 자동차 등록 등 영업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등 편의 부분도 무시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홈쇼핑이나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망 확대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최근 CJ오쇼핑에서 'E-PACE'를 판매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파사트 TSI, 티구안 등을 판매하며 카카오톡 스토어로 사전예약을 받았으며, BMW코리아는 미니 브랜드의 온라인 플랫폼 '도미니크'를 통해 한정판 온라인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의 온라인 시장 판매는 세계적인 흐름이자 소비자에게 저렴한 비용에 좋은 품질의 차량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국내만 시장 흐름에 뒤처져 노조 등의 반대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될 경우 차량 구매 시 영업사원의 판매 수당, 매장 관리비 등이 빠지는만큼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 차종마다 다르지만 판매 수당 감안 시 최소 50~100만원 이상 인하 가능하며, 여기에 관리비 부분 등이 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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