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올해 조선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사들은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새해 첫 일감을 따내며 본격적인 영업시작을 알렸고, 삼성중공업도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社 LNG운반선 항해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을 수주했고, 18일엔 오만 국영해운회사인 OSC로부터 VLCC 2척을 추가로 따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총 6척, 총 5억5000만 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수주한 VLCC 물량(16척)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모든 VLCC에 동일한 설계와 사양을 적용, 반복 건조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을 꾀하겠단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새해 첫 일감을 확보하며 순항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6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만8000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74m, 폭 48m로, 총 1550억원 규모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아직 영업을 개시하지 못했다.
조선사들은 올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주목표를 작년 대비 대폭 상향 조정했다. 특히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 건 LNG 운반선이다.
LNG선은 미국의 적극적인 에너지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으로 세계 LNG 물동량이 늘고 운임이 급등하며 발주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발주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LNG선 건조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물량 확보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MO의 규제 강화로 내년부터 전세계 모든 선박은 배출 물질에 포함되는 황 함유량을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업계는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노후 선박이 다량 폐기되고, 이를 대체할 선박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올해 글로벌 발주량이 지난해 2859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대비 20% 이상 증가한 3440만 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발주량이 향후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유지해 오는 2023년엔 4740만 CG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지난해 유일하게 목표 달성에 성공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목표를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159억 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1% 높은 수치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조선 시황을 적극 반영해 수립한 계획"이라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올해 수주목표를 확정하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론 약 8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수주목표였던 73억 달러보다 약 10% 늘어난 수치다. 수주목표는 이사회 등을 거쳐 다음 달 중순쯤 최종 결정된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24% 높은 78억 달러로 설정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중심의 시황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시장 역시 예정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투자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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