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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10년간 '정보채널' 가동…사상 첫 정상회담에 기여"- WSJ

기사등록 : 2019-01-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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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바마 행정부 때 처음 수립
北 억류 미국인 석방부터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중요 역할 수행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과 북한의 정보기관 요원들이 물밑 경로를 통해 지난 10년간 소통해왔으며, 이같은 의사소통 경로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및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북한은 정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양국은 '뉴욕 채널'로 알려진 유엔(UN)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접촉을 이어왔다. WSJ는 미 관리들을 인용해 뉴욕 채널은 그 유용성이 제한적이며, 북한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외교부 쪽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로 이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보 채널의 경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부터 북미 정상회담 계획까지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창구로 쓰여왔다. 정보 채널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대니엘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WSJ에 "정보 채널을 이용하는 이유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채널이 권력자에게 접촉할 수 있는 접근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라며 "일반적으로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는 외무성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므로, 총을 들고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보 채널은 북한 내 강경파와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창구로도 쓰였으며, WSJ는 이 때문에 미 관계자들이 채널을 종종 '군(軍) 채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미 정보 채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때인 2009년 개설됐다. 당시 채널을 통해 미국과 교섭을 주도하던 북한 측 핵심 인사는 정찰총국 총국장을 맡았던 김영철 현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다.

미국 측에서는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6차 회담 미국 측 차석 대표를 지냈으며, CIA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는 디트라니는 북한과 광범위한 접촉을 한 몇 안 되는 인물 

디트라니는 북한에 억류된 기자 2명의 석방에 대해 논의했으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9년 8월 평양을 방문해 기자들을 데리고 나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오바마 행정부 후기부터 중단됐던 채널은 중앙정보국(CIA) 국장직을 맡았던 마이크 폼페이오가 2017년 8월 재가동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시점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들에게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때이기도 하다. 

한편 정보 채널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소통하는 채널을 열어두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 하지만 정보요원들은 훈련된 외교관이 아니다. 그들이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WSJ는 정보 당국의 접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현재 미국과 북한의 외교 활동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최고위급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본 비숍 CIA 부국장과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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