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세계 정·재계 인사와 국제기구 수장이 총집결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다.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으로 전 세계 65개국의 정상들을 포함해 총 3000여명이 참석한다.
포럼에서 기후변화를 비롯한 주요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다보스포럼이 반 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전 세계 글로벌 정재계 사교의 장으로 일컬어졌던 다보스포럼의 위상과 영향력이 예전만 하지 못하는 평가도 나온다.
스위스 다보스에 걸려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국내 현안'에 발목 묶인 트럼프·마크롱·메이·시진핑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국 정상들이 자국의 문제에 발목이 잡혀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외교의 장에 대거 불참하는 사태가 일어나게 됐다.
세계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모든 국가의 GDP 총계는 약 80조달러(9400조원)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 가운데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4%(19.39조달러), 15.4%(12.24조달러)이다. G2의 뒤를 이어 영국과 프랑스의 GDP 비중은 각각 3.3%(2.62조달러, 2.58조달러)이며, 러시아는 전 세계 GDP 총액의 1.99%(1.58%)를 맡고 있다.
여섯 국가는 전 세계 GDP에서 50.49%를 담당하고 있다. 즉 전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정도의 막강한 경제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들이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다보스포럼은 기후 변화와 불안한 국제 정세, 전 세계 경기 둔화 등 논의해야 하는 과제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주요 인사들의 빈자리가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모습을 드러내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포럼 참석을 취소했다. 바로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이 미국 대표단으로 다보스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이 같은 계획마저 철회됐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유류세 인상 반대로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민심을 달래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 처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메이 총리는 오는 29일 '플랜B' 브렉시트안 의회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외 지난해 참석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다보스포럼에 불참한다. 시진핑 주석 역시 자국의 경기둔화와 미국과 휴전 기간 데드라인으로 정한 3월 1일까지 무역 갈등 해결 방안이라는 커다란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 측 대표로는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 시진핑 주석 대신 참가한다.
◆ 잇따른 불참 선언에 김빠진 獨 메르켈·日 아베
주요 7개국(G7) 지도자 절반 이상이 불참을 통보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다보스를 방문한다. 이 중 주목을 받는 것은 5년 만에 다보스포럼을 찾는 아베 총리다.
일본은 올해 오는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다보스포럼에 앞서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의를 위해 러시아로 먼저 향한 아베 총리는 출발 전 총리 관저에서 일본이 G20 정상회담에서 의장국을 맡은 만큼 일본의 리더십을 다보스포럼에서도 발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디지털시대 전세계의 룰이나 자유무역 추진, 기후변동,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대책 등 지구 규모의 과제에 대한 일본의 생각을 밝히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다보스포럼을 통해 지난해 당선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신임 대통령은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맡게 됐다.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릴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 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쳐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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