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국민의 비중이 4년여간 최고치로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 ACA)를 약화하면서 2년 전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미국인은 700만 명이나 늘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3일(현지시간)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건강 보험 미가입률은 13.7%로 2014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과 35세 미만 성인은 각각 12.8%와 21.6%의 보험 미가입률을 기록해 가장 높은 비율로 보험 혜택에서 배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비 부담이 높은 미국에서 건강보험이 없는 국민의 비중은 지난 2013년 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3년간 개선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건강보험 미가입률은 2016년 3분기 이후 지속해서 상승해 왔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7년 초 이후 오바마케어를 계속해서 약화해왔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폐기에 실패했지만, 오바마케어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고 보험 가입 기간을 축소하는 한편 미국인들이 값싼 단기 보험에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며 오바마케어를 후퇴시켰다.
갤럽은 “2014년 ACA가 이행되기 전에 기록한 18%보다는 낮지만, 오늘날 수치는 4년여간 가장 높은 수치이며 가장 낮았던 2016년 10.9%보다도 훨씬 높다”면서 “그 이후 2.8%포인트의 상승은 약 700만 명의 성인이 건강보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12월 의회와 트럼프 정부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미국인들에 부과하던 벌금을 없앴다.
갤럽은 높은 프리미엄과 가입 가능한 건강보험 수 감소 등이 보험 미가입자를 증가시킨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텍트아워케어의 브래드 우드하우스 수석 책임자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이 ACA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며 이 같은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정기적으로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드하우스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체계를 파괴하고 있으며 수백만 가정의 건강 보험 보급을 없애고 있다”면서 “수백만의 미국인이 적은 커버리지와 높은 비용으로 그 대가를 치르고 있기 때문에 의회가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보험 방해행위에 제동을 걸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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