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이 24일 구속된 가운데, 법원 안팎은 큰 충격에 빠져 침통한 분위기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계기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사법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1.23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심사를 맡은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범죄사실 가운데 상당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고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나 주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보면 증거 인멸의 우려도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재경지법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사법부 70년 역사 중 최악의 상황”이라며 “참담한 심정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다른 판사는 “법원 구성원 모두 법원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사법 신뢰를 생각하면 무거운 마음뿐이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어 어수선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법원 스스로 자초한 일이지만 사법부 최고 수장이었던 사람이 구속되니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들어갈 사람이 들어간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전직 대법원장이라는 신분만 빼고 보면 구속 여부는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며 “철저한 수사와 재판으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의 신병을 확보한 이상 검찰 내부는 고무적인 분위기일 것”이라며 “한 법조인으로서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무너진 사법 정의를 되살리길 바라는 마음”이라 밝혔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 역사상 다신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며 “법조계가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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