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증권주가 최근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 기대감에 반등 국면이다. 연간 6조원 규모인 증권거래세가 폐지될 경우 주식거래금이 늘어 증권사 실적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주가는 이달 최고 10% 정도 상승했다. 실적 부진에 52주 최저가 수준으로 하락했던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이 등장하며 반등세다.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6530원에 출발해 지난 23일(종가) 7150원으로 9.4% 상승했다. 여당을 중심으로 증권거래세 폐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주에만 약 7% 올랐다. 주당 7000원선 회복은 작년 12월 13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만2350원에서 1만3450원으로 8.9%, 한국금융지주는 5만9500원에서 6만2100원으로 4.3% 각각 상승했다.
특히 대형 증권주는 외국인 자본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달 외국인은 미래에셋대우를 2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이 288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대부분 받아간 셈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각각 126억원, 5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외국인보다 매수금은 적지만 작년 12월 각사별로 순매도 금액이 100억원을 넘겼으나 이달에는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중 70억원 순매수한 미래에셋대우를 가장 많이 샀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상장주식에는 0.3%, 비상장주식에는 0.5%의 세금을 부과한다. 연간 증권거래세 규모는 6조원이 넘는다. 2013~214년 4조원대이던 증권거래세는 2015년 6조원대로 올라섰고, 이후 그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5년 7월 증권거래세율을 0.5%에서 0.45%로 낮췄을 때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4000억원대 후반에서 5000억원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이듬해 0.45%에서 0.3%로 낮춰졌을 때도 일평균거래대금이 늘었다. 줄어든 세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효과로 나타난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증권거래세는 연간 최대 6조원 정도인데, 세율을 0.1% 낮추면 연간 2조5000억~4조원 수준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신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시장에 자금이 늘면 기업의 주가에도 일정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실적에도 기대감이 감돈다. 주식시장에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늘어난다.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 비중은 30% 정도로 적지 않다. 작년 하반기 이후 줄어든 위탁매매 수익이 반등할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연간 2000억원 안팎인데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5% 정도 늘어날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증시 반등이 이뤄지면 증권주가 좀 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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