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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잇단 개발계획 곳곳서 '파열음'

기사등록 : 2019-01-2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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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용산 개발 '전면 보류'..을지로·청계천 재개발사업 '제동'
GTX-A 광화문역 신설 계획, 정부와 '마찰'.."급행철도 본질 훼손"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서울시 개발사업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와 같은 중앙 정부와는 물론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들과도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서울시는 중앙정부와는 협의를 그리고 조합에는 시 방침을 고수할 계획이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서울시 개발사업은 논란으로 인해 전면 중단되거나 정부와 의견충돌을 빚고 있다.

우선 박원순 시장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의견 차이를 벌인 끝에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해 7월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와 용산을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고 발언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뉴스핌DB]

이후 여의도·용산 일대 부동산 가격은 단기간에 폭등했다. 서울 집값이 오른 책임이 박원순 시장에게 있다는 거센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일방적인 개발계획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대규모 개발계획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논의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박 시장은 발표 한 달 만인 작년 8월 여의도·용산 개발을 전면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은 지금도 현실화가 요원한 상태다.

박 시장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부동산 가격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다"며 "개발 보류 조치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수년간 진행되던 을지로·청계천 일대 재개발 사업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재개발로 인해 수십년 된 서울 중구 입정동 '공구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박 시장이 개발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

공구거리 일대는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속해 있다. 당초 시행사는 이 곳에 지하 8층~지상 26층, 390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일대 도심전통산업과 유명 맛집 '을지면옥'을 비롯한 오래된 가게(노포)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계획했던 주택 8만가구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노포들이 포함된 세운3구역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8개 구역 중 가장 크다. 노포들이 있는 3-2·6·7구역과 3-3·8·9구역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 새로 지을 공동주택 1775가구의 준공 시점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비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건설사와 재개발에 찬성한 토지주들은 박 시장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에 충격을 받았다. 을지로·청계천 일대 재개발 사업은 박 시장 재임기간 동안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울시 인가를 받아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시에서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박 시장은 서울시청과 광화문 사이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는 '광화문복합역사'를 신설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가 역 설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서울시 전액 부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철도업계는 GTX-A 광화문역 추가 설치에 약 1500억~19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시는 GTX-A가 광역철도이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정부가 사업비의 50%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선 광역철도의 경우 정부가 사업비의 70%를, 지자체가 30%를 각각 부담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서울시가 사업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추가 공사비용과 추가 역 설치로 인한 영업손실을 모두 부담한다면 계획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서울시 제안을 거부한 셈.

특히 국토부는 서울시가 지난해 제안했다가 국토부가 반려한 광화문역 신설 계획을 수정 없이 그대로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안된다고 반려한 계획안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언론플레이'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광화문역을 추가할 경우 GTX-A 개통이 더 늦어진다는 것도 부담이다. 설계 변경과 교통영향평가를 비롯한 각종 절차를 다시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GTX-A는 오는 2023년 말이나 오는 2024년 초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노선이 주거지 지하를 지나는 파주 교하와 서울 강남, 용산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민원처리로 인해 완공 시점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광화문역까지 신설한다면 실제 개통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GTX-A노선 광화문복합역사 신설 자체가 '급행철도' 취지를 흐리는 계획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역과 광화문역은 직선거리로 2km를 넘지 않아 급행철도 역 간 거리로는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이 정도 거리에 역을 추가하면 열차 속도가 느려지고 운행시간이 길어져 '급행열차' 본질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급행철도는 일반적인 도시철도와 다르기 때문에 '급행'이라는 성격이 본질적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정차역이 추가된다는 건 결국 급행철도 서비스 수준이 저하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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