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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정경두·해리스 비공개 회동, 美 중재 신호탄"

기사등록 : 2019-01-30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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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美 관심 있다면 한·미·일 협의 고려" 가능성 열어놔
주일 유엔사 후방기지서 한·미·일 외교당국자 회동 가능성도
문성묵 "정경두·해리스 비공개 회동, 美 중재 신호탄"
김충식 "美, 한일 갈등 관망시 좋을 게 없다는 판단 섰을 것"
조진구 "日 방위상 '정경두 장관과 회담' 발언 주목해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한일 간 ‘레이더-초계기 위협비행’ 갈등 국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중재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간 갈등은 기본적으로 양국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한·미, 미·일 간의 동맹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다면 또 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재할 의사가 있다면 한·미·일 협의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정경두 국방장관, 강경화 외교장관과 연쇄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됐다.

정부는 일련의 비공개 회담에서 한일 간 갈등 현안이 논의됐다고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정경두 국방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뉴스핌 DB]

이와 함께 한일 외교 당국자 간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태진 외교부 북미국장이 유엔군사령부 초청으로 30~31일 주일 유엔사 후방기지를 방문한다.

표면적으로는 주일미군 시설에 대한 시찰 차원이지만 한·미·일 외교 당국자 간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일본은 동맹관계인 미국이 대화를 하라는데 이를 외면하고 무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미국의 중재로 한·일, 한·미·일 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해리스 대사가 정 장관과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미국의 중재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한미 간에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있지만 한일 간 갈등도 미국으로서는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국방부는 23일 일본 초계기가 해군 대조영함 주변으로 근접 위협비행을 한 증거로 당시 대조영함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국방부]

김충식 가천대 대외부총장은 “미국은 처음에는 중재할 필요도 없는 가벼운 사안이라고 봤을 것”이라며 “그러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고 계속 그렇게 가면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외부총장은 이어 “미국이 막후에서 (중재) 역할을 해오다 이제 전면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2016년 11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때도 미국의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사진= 로이터 뉴스핌]

한편 미국의 중재에 대한 각종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29일 한국 군 당국과의 대화 의사를 내비쳤다. 이를 두고 ‘레이더 실무협의’ 중단 선언을 발표한 일본이 톤다운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NHK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의 군사교류에 대해서 “냉각기가 필요하다”면서도 “실시 가능한 방위교류는 적극적으로 추진해 한국과의 신뢰를 증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그러면서 “고위급에서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을 의식한 발언을 내놨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한국과 일본은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의 동향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일정한 냉각기간이 필요하지만 관계개선을 위해 정경두 장관과의 회담도 모색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 이와야 방위상의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일본의 톤다운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재 역할을 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드러나지 않는 (미국 자체만으로도) 어떠한 영향이 있었다고는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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