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인내심’과 함께 정책 유연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자 월가가 축포를 터뜨렸다.
무엇보다 시장은 연준의 성명서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금리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가 명시된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이 사실상 금리인상에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해석이 번지면서 30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강한 랠리를 연출했고, 국채 수익률은 아래로 향했다. 연준의 회의 결과가 외신을 타고 전해진 가운데 달러화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연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월가의 투자자들을 만족시킨 것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문구의 삭제와 대차대조표 축소의 속도 조절에 대한 언급이었다.
정책자들은 성명서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제거한 동시에 향후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사실상 긴축 사이클을 중단할 뜻을 시장에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강력하다’는 기존의 평가를 ‘탄탄하다’라는 문구로 수정, 한 단계 내린 것도 당분간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가능케 한다는 의견이다.
이날 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 역시 “금리를 추가로 올릴 여지가 약화됐다”고 밝힌 한편 통화정책이 중립 범위라는 진단을 제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었다.
월가는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매파 기조로 일관했던 파월 연준 의장이 확실하게 노선을 수정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단행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동시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한 데 투자자들은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월 50억달러 규모로 진행중인 대차대조표 축소는 금리인상 속도 못지않게 월가의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던 사안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안도감이 두드러졌다. 피에라 캐피탈의 캔디스 방선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의 ‘인내’가 재차 확인된 것은 무역 마찰과 경기 한파 속에 시장을 안심시키는 호재”라며 “당분간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매체 CNBC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시장의 3가지 기대를 모두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신중한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의 유연성, 경제 지표에 근거한 정책 결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날 장 후반 주가 폭등은 연준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긴축을 단행, 미국 경제를 침체 위기로 몰아내는 이른바 정책 실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진정된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장중 200포인트 내외로 올랐던 다우존스 지수가 회의 결과 발표 후 상승폭을 450포인트까지 확대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5%와 2.0% 선에서 급등했다.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1.5bp(1bp=0.01%포인트) 떨어지며 2.7% 아래로 밀렸고, 달러 인덱스는 0.4% 하락하며 95.40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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