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 투자자들이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 종료를 점치고 있어 주목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되거나 인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두 차례의 추가 긴축을 예고했지만 시장은 실물경기 한파에 정책자들의 손발이 묶이는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금리 선물은 올해 말까지 미 연방기금 금리가 현 수준인 2.25~2.50%에서 동결되거나 인하될 가능성을 91%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책자들의 판단과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불과 2개월 사이 트레이더들의 판단이 급변한 상황을 반영한다.
지난 11월 초까지만 해도 국채 금리 선물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90%로 점쳤다.
이는 장단기 국채 수익률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 한다. 모기지부터 기업 대출까지 벤치마크로 동원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 선까지 하락, 약 1년래 최저치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는 월가의 이코노미스트가 2020년 4월 이전까지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은 2019년 미국 경제가 2.3% 이상 성장한다는 전제를 토대로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최근 금리 선물과 국채 수익률은 올해 미국 성장률이 2.3%를 크게 밑도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투자은행(IB)의 전망도 흐리다.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올해 상반기 미국 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한편 하반기 성장률은 이보다 낮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앞서 골드만 삭스는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실물경기 하강 기류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모간 스탠리 역시 보고서를 내고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미국 성장률은 201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내외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질 경우 올해 3월로 예상됐던 첫 금리인상이 불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침체 신호 역시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일드커브가 역전된 데 이어 이른바 단기물 선물 스프레드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
단기물 선물 스프레드는 3개월물 국채 수익률과 같은 만기의 국채 선물의 간극으로, 마이너스 수치는 침체 적신호로 해석된다. 일드커브에 비해 선물 스프레드의 예측이 더욱 정확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서 시행한 금리인상 및 대차대조표 축소에 따른 후폭풍과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준의 실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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