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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식은 성장엔진...산업 생산·투자 '최악'

기사등록 : 2019-01-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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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산업 생산 1.0% 증가 그쳐…2000년 이후 최저
설비투자 4.0%↓…9년 만에 최대 낙폭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 7개월째 동반 하락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가는 중이다. 3대 경제주체의 하나인 기업이 위축되자 생산은 부진의 늪에 빠지고 설비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정부가 기업 투자 지원 등 경제활력 제고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정부 노력이 역부족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것.

◆ 생산 증가 둔화→공장 가동률 저하→설비투자 감소 악순환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이는 해당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생산이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문제는 추세다. 2016년 이후 매해 전산업 생산 증가율이 둔화하는 것. 전산업 생산은 2016년 3.1% 증가했다 2017년 2.3% 후퇴한 후 지난해 1.0%로 주저앉았다.

생산 증가 둔화는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77.6%) 및 2009년(74.4%)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자료=기획재정부]

공장에서 묵히는 장비가 많다 보니 기업은 설비투자도 줄였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4.2% 감소했다.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생산 둔화와 제조업 평균 가동률 부진, 설비투자 감소는 곧 기업이 위축됐다는 의미다. 정부 및 가계와 함께 경제 3주체인 기업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공장 가동률이 70%대라는 얘기는 나머지 30% 장비가 멈춰서 있다는 얘기라며 평소에는 가동률이 80%대까지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잔뜩 위축돼 있는데 설비투자를 늘릴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 동행지수·선행지수 7개월째 동반 하락

기업 위축은 경기지표 부진으로 이어졌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 연속 하락세다. 또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이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두 지표가 7개월 연속 하락한 적은 1971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처음이다. 외환위기(1997년 9월~1998년 2월)와 코스닥 버블 이후 (2009년~2001년 2월), 카드대란 이후(2004년 5월~2004년 10월) 각각 6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적이 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통계청]

정부는 각종 대책을 발표해서 경기 둔화 국면을 반전시킨다는 목표다. 당장 오는 2월 중에 수출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다. 정부 올해 경제정책방향도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에 찍혀 있다.

다만 전문가는 국내 경제 여건이나 세계경제 흐름 등을 고려하면 분위기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한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 심화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는 기업을 압박하는 각종 법안이 줄줄이 발의돼 있어서다. 상법 개정과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등이 기업이 규제로 꼽는 법안이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기업이 현재 투자를 하기보다는 견실한 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경제 환경이었다"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동반 하락 등 경제 활력이 저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윤경 기업연구실장은 "현재 우려도 있지만 올해와 내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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