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사이클 중단을 시사한 데 따라 유럽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네 차례에 걸친 연준의 금리인상에 같은 행보를 취했던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한파에 대응,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이에 따라 글로벌 자산시장이 2016년 흐름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2015년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2016년 경기 한파를 빌미로 추가 긴축을 보류한 데 따라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이 상승 탄력을 받았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국이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일본은행(BOJ) 역시 지난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비둘기파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인민은행(PBOC)는 실물경기가 꺾이는 가운데 유동성 공급을 통한 부양책에 전력을 다하고 있고, 지난해 10월까지 1년 사이 네 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캐나다 중앙은행도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를 갖는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 역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혼란 속에 금리를 0.75%로 유지할 여지가 높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찬가지. 이날 로이터는 연준의 정책 노선 변경에 따라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가 상승, ECB의 금리인상이 늦춰지거나 통화완화 정책이 단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상황은 지난해 미국 연준을 필두로 러시아와 남아공, 필리핀, 칠레 등 각국이 금리인상에 합류했던 것과 크게 상반된다.
도이체방크의 사미어 골 매크로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신흥국 중앙은행이 이번 연준 회의 결과에 커다란 안도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지구촌 경제의 하강 기류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전개될 경우 중앙은행 정책자들이 일제히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경기 둔화 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정책자들이 즉각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가 번지면서 자산시장이 당분간 훈풍을 낼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31일(현지시각) 미국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이 동반 하락한 한편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신흥국 통화와 정크본드를 포함한 위험자산으로 ‘사자’가 봇물을 이루며 연준의 기조 변화에 축포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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