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과 유럽연합(EU) 간의 경제동반자협정(EPA)이 2월 1일 발효됐다. 이로써 전 세계 GDP의 약 30%, 세계 무역의 약 40%를 차지하는 거대한 자유무역권이 탄생하게 됐다.
EPA 발효로 인해 일본과 EU 간 무역 물품의 90% 이상(일본 약 94%, EU 약 99%)에서 관세가 철폐되고, 통관 절차 등도 간소화된다. 또 지식재산권 보호를 엄격히 하기 위한 상호 공통 규정 등도 도입된다.
지난해 10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ASEM)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중앙)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소매업계에서는 수입가격 인하를 반영해 일찍부터 유럽산 와인 판매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고 1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산 와인에 대한 관세는 EPA 발효와 동시에 전면 철폐된다. 현재 관세는 750㎖ 1병당 최대 약 93엔이며,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는 같은 용량을 기준으로 136엔이 조금 넘는다. 고가의 고급 와인은 관세 철폐 효과가 작지만, 소매가격이 1000엔 전후인 와인의 경우 10% 정도의 가격 인하 여지가 발생한다.
이에 소매 각사들 사이에서는 프랑스산 와인과 이탈리아산 와인의 가격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산토리 와인인터내셔널은 “가격 인하로 와인에 흥미를 갖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와인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산 돈육과 파스타, 초콜릿 등도 관세가 인하된다.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모차렐라 치즈 등은 농가의 반발을 고려해 우선 저관세 수입쿼터를 실시한 뒤 점차적으로 관세를 철폐해 나가기로 했다.
자동차 등 일본의 유럽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는 일본산 승용차에 부과해왔던 10%의 관세를 발효 8년째에는 전면 철폐하기로 했다.
쇠고기와 니혼슈(일본 전통주), 녹차 등의 관세도 EPA 발효 후 즉시 없어진다. 일본 수산물의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냉동 가리비의 경우 현행 8%의 관세가 점차 낮아져 8년째에는 제로가 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다양한 품목에 걸쳐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면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에게도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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