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충남)=뉴스핌] 조아영 기자 =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세밑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찾았다. 자동차 외판부터 부품까지 책임지는 이 곳은 명실상부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다.
현대제철 고로 외경. [사진=현대제철]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날이었지만 제철소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물론 고로는 1년 365일 가동을 멈출수가 없어 설날에도 작업자들이 구슬땀을 흘릴터다.
당진제철소는 철광석과 석탄을 원료로 판재류를 생산하는 고로와 철스크랩을 원료로 봉형강류를 생산하는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고로 1233만톤, 전기로 325만톤 등 총 1558만톤의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며 제철소의 엄청난 규모에 한 번 놀랐다. 당진제철소 부지 면적은 여의도의 3배인 277만평이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열연공장이었다. 가열돼 시뻘건 슬래브(반제품)가 길게 펼쳐진 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열과 무게가 가해지며 점점 얇아진다. 설비에서 멀찍이 떨어져있었는데도 뜨거운 열기는 전해졌다. 이렇게 압연 공정을 거친 뒤 냉각되며 '열연 코일'이 만들어진다.
제철소 서쪽 끝에 위치한 부두에는 철강 원재료를 하역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철광석과 석탄 등은 하역된 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저장시설인 원료 돔으로 옮겨진다. 제철소 내에 설치된 컨베이어벨트를 모두 이으면 총 100㎞에 달하는데, 컨베이어벨트는 모두 밀폐된 형태였다.
송기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홍보팀 과장은 "밀폐형 원료처리 시설을 통해 이동 또는 저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원료 저장시설은 둥근 '돔' 형태로, 높이 60m 지름 120m 규모로 지어졌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옮겨진 철광석들은 구슬 모양의 철광석과 가루 철광석이 양쪽으로 나뉘어 돔 내부에 산처럼 쌓여있었다. 이렇게 쌓인 철광석들은 지하에 위치한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다시 이동한다.
현대제철 고로 쇳물. [사진=현대제철] |
고로에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를 가득 붓고 하부에서 열을 가하면 1500도가 넘는 뜨거운 쇳물로 재탄생한다. 쇳물은 어뢰를 닮아 이름이 붙은 '토페도카'에 담겨 철길을 따라 옮겨진다. 쇳물은 제강공정을 거쳐 반제품인 슬래브로 만들어진다.
냉연공장에서는 열연코일이 자동차용 강판으로 만들어진다. 냉연공장으로 향하기 위해 제철소 정문을 나간 뒤 도로를 조금 달려 다시 공장으로 진입했다. 공장은 주변에 차량도 많이 안다니고 한산한 편이었다. 송 과장은 "벌레나 먼지 등 부산물의 유입을 최대한 막아 고품질의 강판을 생산해내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열연코일은 얼룩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산세' 과정을 거친 뒤 압연을 통해 두께가 얇아진다. 얼룩덜룩한 열연코일과 달리 냉연코일 표면은 깔끔한 은색 빛을 띤다.
현대제철 냉연제품. [사진=현대제철] |
연속 작업을 위해 코일 마다 앞과 끝을 잇기 위해 레이저용접을 거치면 도금 작업이 이뤄진다. 레이저용접은 기존의 전기저항용접 대비 이음새가 깔끔하고 효율성이 좋은 편이다. 이렇게 도금 작업을 마치면 자동차 내판이나 외판에 쓰이는 강판이 만들어진다.
냉연공장은 냉연도금복합라인(CVGL)과 아연도금라인(CGL)으로 나뉜다. 도금이 무조건 이뤄지는 CGL과 달리 CVGL에서는 도금강판과 도금을 안하는 냉연강판을 혼용해서 생산이 가능하다.
제철소 내에는 자동차의 부품들을 생산하는 특수강공장도 자리한다. 특수강공장에서는 엔진과 변속기, 제동장치, 구동장치 등 여러 부품들을 생산해낸다.
당진제철소의 장점중 하나는 '친환경 제철소'다. 제철소는 밀폐형 설비를 갖췄을 뿐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재활용해 전기를 생산해낸다. 연간 발전량은 550만Mwh로 120만 인구의 수원시가 연간 사용하는 전기량에 달한다.
공장과 공장을 오가면서 차는 내내 시속 30㎞ 이하로 서행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제철소 안에서 모든 차는 시속 30㎞ 이하로 운전해야 한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제철소 내 모든 차량은 실제로 전혀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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