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뉴스핌] 오영균·류용규 기자 = 오전 내내 비가 내리다 그치고 잔뜩 흐린 3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성환읍 성환리 1번 국도의 축산차량 구제역 방역 거점소독 장소. 설 귀성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내달리는 국도의 차로 옆에 만들어진 과적차량 검문소를 활용해 터널형 소독기 등 구제역 소독장비를 설치해 축산농가를 드나드는 차량들을 전부 소독한다.
3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성환읍 1번 국도에 설치된 축산차량 거점소독장소에서 소독원이 우유 집유차량에 구제역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 = 오영균 기자] |
올해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와 차로 불과 15분가량 떨어진 이곳은 그야말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충남지역 침투를 막는 최전선 초소인 셈이다.
축산사료를 공급하는 트럭이 들어서자 구제역 방역소독원들은 고압분무기로 소독액을 뿌려 차량을 소독했다. 이어 손으로 뿌리는 분무기로 운전기사가 타는 실내에 뿌려댔다. 그 사이 운전기사는 야외간이화장실을 연상시키는 개인소독기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사람도 소독을 하는 것이다. 사료차량 소독이 끝나기도 전에 우유 집유차량이 들어서 사료차량 뒤에 섰다.
천안시의 위탁을 받아 축산차량 소독을 책임진 방역업체의 현장소장 이준원(68) 소장은 “설연휴가 시작된 어제까지 하루평균 많은 때는 300대가량, 적을 때는 150대가량을 소독했다. 300대이면 평균 2분에 한 대씩 소독하는 셈”이라며 “60대 고령인 소독원들이 그야말로 쉴 새가 없었다. 오늘(3일)은 그나마 적어서 지금까지 73대가 왔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충남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 소재 유관순사우 주차장에 설치된 구제역 터널형 소독기로 우유 집유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 오영균 기자] |
소독필증을 손으로 적어 발급하는데 여념이 없던 이 소장은 “3명씩 24시간 맞교대를 해야 하고 일이 많아 젊은이들은 안 하려고 한다. 소독원들이 60대여도 대부분 공무원 출신들이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약 37km 떨어진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 유관순사우(사당) 주차장에 설치된 구제역 거점소독장소에도 축산차량이 몰리기는 마찬가지. 이곳 운영을 책임진 방역업체의 현장소장 송관훈(71) 씨는 “그동안 하루평균 120~130대가량을 소독했는데, 3일은 설 직전이어선지지금까지 32대를 소독했다”면서 “우리는 60~70대 2명씩 24시간 맞교대를 하는데 여기가 뚫리면 충남 전체로 구제역이 확산된다는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 다 공무원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소장은 “축산차량들이 천안으로 몰리는 건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소독필증은 경기 화성·파주·평택 등지의 축산농가에서 차량 진입을 막기 때문”이라며 “운전기사·관련업체들의 애로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우유 집유차량을 소독하는 동안 만난 50대 운전기사는 “이곳은 국도에서 좀 떨어져 있어 기름·시간이 더 든다. 축산농가를 들어갈 때마다 소독을 해야 하니 번거로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불만이지만 정부에서 이를 감안해 지원해주는 것은 없다”고 불평한 뒤 “축산농가 축주들은 생석회 뿌리고, 매일매일 소독하고, 구제역 백신 주사를 놓아야 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충남 천안시청 5층에 마련된 천안시 구제역 AI 대책 상황실 입구. [사진 = 오영균 기자] |
충남의 구제역 방역 최전선인 천안시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성환읍·병천면·풍세면 등 네 곳에 방역초소를 운영하는 한편 24만7000마리 분량의 구제역 백신을 공급받아 24만6000여 마리 모두에게 백신주사를 놓았다. 소독액·생석회와 소독액이 밤에 얼지 않도록 하는 염화칼슘 공급 시스템도 충분히 구축해 놓았다고 밝혔다.
설연휴에 상관없이 출근해 매일 오전 9시에 시작하는 농식품부 장관 주재 화상회의 참석 및 방역체계 구축·운영을 독려하는데 여념이 없다는 김종명(56) 천안시 축산과장은 “매년 설 때마다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위한 비상근무를 하다 보니 이젠 집에서도 그러려니 한다”면서 “같이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젊은 맞벌이 직원들이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땐 안쓰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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