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뉴스핌] 전민준 기자=한국으로부터 약 5326㎞ 떨어진 인도 남부의 항구도시 타밀나두주 첸나이시. 이곳은 인도의 제조업과 IT 중심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첸나이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달려 싶콧공단(Sipcot Industrial Park)으로 진입하면 약 25m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HyunDai Motors’라는 간판과 마주하게 된다.
현대자동차 첸나이공장.[사진=현대차 홈페이지] |
축구장 284배에 달하는 공장 부지를 자랑하는 이곳은 바로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MI)이다.
주변에는 마힌드라, 타타자동차와 같은 현지 완성차업체 공장뿐만 아니라 BMW, 포드, 닛산 등 유럽‧미국 완성차 업체 및 협력업체들이 즐비할 정도로 제조업의 중심지다.
현대자동차는 현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제치고 첸나이에서 가장 큰 부지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새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현대자동차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경제 발전을 이뤄내고 있는 중앙아시아 신흥국, 그 중에서도 13억3000만 명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를 잡기 위한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은 바쁘다.
‘인구 대국’ 인도의 제조업 중심지 첸나이에서 ‘자동차 한류’를 빚어내고 있는 현대차 인도 공장의 모습을 찾아가 살펴봤다.
◇ 현대차, 가성비 앞세워 판매량 2위 ‘우뚝’
지난해 인도에서 팔린 자동차는 전체 400만대로 추산된다. 13억3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수를 고려할 경우 전체 국민의 0.3%만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개인 자동차 보유 비율이 전체 인구의 약 90%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 입장에서 인도는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인 셈이다.
거대한 자동차 소비자가 잠재해 있지만 인도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사업을 펼치기에 그리 호락호락 한 곳이 아니다.
우선 자국보호주의의 강화로 현지 부품 사용 비중을 높여야 한다. 현대차는 자동차 전체부품의 60%를 차지하는 철판(쏘나타 1500kg 당 강판 1000㎏ 기준) 가운데 75%를 한국 현대제철 등에서 수입한다. 나머지 25%는 타타스틸 등 현지 철강사 제품을 쓴다.
인도 외무부 초청으로 인도에 방문한 한국기자단과 지난 2일 현대차 첸나이공장에서 만난 현지 관계자는 “주요 부품에는 한국산 철강제품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인도에선 제조업 정규직 전환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빈발하다.
일례로 현대차 첸나이공장에선 올해 1월 10일 노동자들이 임금 및 단체협상안에 반발하면서 1일 간 단식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김선섭 전무는 “20년간 인도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 등을 축적하고 쌍방 간 노력 하고 많이 극복한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김선섭(가운데)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사진=인도 공동취재단] |
◇ 현대차, 철저한 현지화에 집중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6년 첸나이공장 기공, 2년 뒤인 1998년에 소형차 상트로를 생산하면서 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당시 현대차 첸나이 생산규모는 현재 74만대 생산규모(1일 3교대 기준)의 16.2%에 불과한 12만대였다. 현대차는 철저히 현지화에 초점을 두고 마케팅‧생산전략을 펼쳐, 판매량은 지난해 인도 내수기준 55만대로 2위, 수출은 16만대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10만㎡ 부지에 차체, 도장, 의장, 엔진 공장 등 자동차 제조 각 부분 공장을 한 곳에 모두 갖췄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이 때문에 첸나이 공장은 울산 공장의 축소판으로도 불린다.
차체 공장에서 용접을 통해 자동차의 골격이 만들어지면 도장 공장에서 페인트를 칠하고 의장공장에서 엔진과 문짝 등 각 부분을 결합해 차를 완성한다. 이렇게 해서 1·2 공장을 합해 1시간에 111.5대의 자동차가 쏟아져 나온다.
현재 현대차 첸나이의 생산 모델은 엘리트 i20, 액티브 i20, 엘란트라, 크레타, 투싼, 그랜드 i10, 엑센트, 베르나, 상트로 등 9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대부분 소형차가 차지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차 코나EV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선섭 전무는 “인도 소비자와 시장에 맞는 제품과 마케팅 전략, 조직문화를 통해서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