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한국지엠(GM)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데 또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초 연구개발(R&D) 법인 설립을 마무리 지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는 듯 했지만, 가격 할인 공세에도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노사 갈등 문제가 여전히 남았다. 한국GM은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트래버스'를 조기 투입해 반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GM 트래버스. [사진=한국GM] |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국내 시장에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빠른 출시를 위해 인증 절차 등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래버스는 이르면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모두 최대한 빨리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입 전 인증 절차에 통상 3~4개월이 걸리는데, 인증이 점차 까다로워지는 추세라서 언제 가능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래버스 조기 투입은 내수 판매 회복을 위한 회심의 카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돌풍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대형 SUV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트랙스-이쿼녹스-트래버스'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GM은 콜로라도 출시로 픽업트럭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수요층도 공략한다. 픽업트럭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로 입지를 구축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4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신설법인 갈등 문제 등을 겪으며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29.5% 감소한 9만3317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스파크, 트랙스, 이쿼녹스, 임팔라 등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을 최대 300만원까지 하향 조정했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지난 1월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5.6% 감소한 5053대에 그쳤다. 지난해 말 출시된 말리부도 전년 대비 24.5% 감소한 1115대 판매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한국GM은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신차 투입과 동시에 주력 차종을 할인하는 가격 정책을 계속 유지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달에도 이쿼녹스를 최대 350만원까지 할인하는 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시저 톨레도 한국GM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연초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4개 주요 차종에 대한 가격 조정을 통해 우리의 잠재 고객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노사갈등 문제는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최근 노조는 신설법인 소속 조합원들이 기존 단체협약을 적용받는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군산공장 무급 휴직자들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계속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가 두 개로 나뉘면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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