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국의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해서 주목된다.
문 특보는 지난 9일 도쿄 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현재 남북한과 미국이 정전협정,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일본의 역할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심포지엄에 함께 참석한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와 설전을 벌이는 도중 나왔다. 기미야 교수는 문 특보가 일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며 이른바 ‘재팬패싱’(Japan Passing. 일본배제)을 주장했다.
문 특보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남·북·미 3자간 정전협정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사진=뉴스핌 DB] |
현재 외교가 안팎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구체화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번 회담을 일종의 ‘입구’로 향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간 종전선언이라는 ‘출구’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까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과 북중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된 만큼,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심도 있게 다뤄질 것으로 짐작되는 미국 측의 ‘시그널’도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왼쪽)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주최 강연에서 “전쟁은 끝났으며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그러면서 “미국의 대통령은 지금이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확신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버트 팰러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 의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앞질러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준비하는 데 매우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미 간 종전선언 가능성도 점치기도 한다. 이는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한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통해 남북 간에는 사실상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는 해석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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