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수소자동차의 동력인 연료전지는 촉매를 이용해 수소 등의 연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연료전지 촉매 백금의 10분의 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안정성도 대폭 높인 새 촉매로 수소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가격 경쟁력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단장 현택환)은 연료전지 촉매의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안정성은 대폭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단장 현택환)은 연료전지 촉매의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안정성은 대폭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2019.02.11. [자료=IBS] |
연구진에 따르면 연료전지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70% 내외로 높고 부산물로 물만 발생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문제는 현재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의 가격이 1kg당 1억원 이상으로 비싸다는 점이다. 또 사용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불안정성도 문제점이다. 연료전지와 수소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 가격과 성능 문제를 모두 해결한 ‘비(非) 귀금속’ 촉매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구조의 탄소 기반 나노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크기가 서로 다른 기공(구멍)이 송송 뚫린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가 촉매 활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알려졌지만, 각 기공의 크기가 연료전지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규명되진 않았다.
새로 제작된 촉매는 세 종류의 기공을 가진다. 지름이 2~5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인 메조 기공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촉매의 표면적을 넓혀 전기화학적 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로 기공은 반응에 참여하는 산소 분자를 빠르게 촉매 활성점으로 수송시켜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를 연료전지에 적용해 구동 성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양한 연료전지 구동환경에서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의 도입으로 인해 성능이 일관되게 향상됨을 확인했다.
또 개발된 촉매를 사용한 연료전지는 1만회 이상 구동해도 활성의 저하 없이 안정된 성능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계층적 다공 나노 구조를 도입한 탄소 촉매가 기존 값비싼 백금계 연료전지 촉매를 대체할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서로 다른 크기의 나노 기공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나아가 다양한 구동환경에서 성능 향상을 입증함으로써 타당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차세대 연료전지촉매 개발은 물론, 다양한 전기화학 응용장치의 효율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영은 부연구단장은 “현재 연료전지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값비싼 백금 촉매 사용과 낮은 내구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연료전지의 효율 극대화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추후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산업적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에 이달 6일 게재된 데 이어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며 중요성을 또 입증받았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