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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1월 채권시장 ‘리스크-오프’ 정크-신흥국 활황

기사등록 : 2019-02-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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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이 기사는 2월 11일 오전 09시0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글로벌 채권시장이 급반전을 이뤘다.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이머징마켓 채권과 정크본드로 뭉칫돈이 유입, 지난해 상황과 크게 상반되는 움직임을 연출한 것.

한 달 사이 신흥국 채권시장은 강한 랠리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에게 2년6개월래 최대 규모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지난해 말 마비 증세를 보였던 미국 하이일드 본드 발행 시장도 온기를 되찾았고, 관련 펀드로 자금 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올해 크게 감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진 데다 지난해 폭락에 따른 이머징마켓 채권과 정크본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유로존에서는 채권시장에서 지난 3년간 ‘큰 손’을 자처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발을 뺐지만 핵심 매수 주체의 공백에 따른 충격은 엿보이지 않았다.

독일을 필두로 주요국의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이 기록적인 하락을 나타낸 것.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에 따른 시장 혼란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표정을 보이는 한편 해외 투자자들 매입의 회복 여부에 따라 향후 유럽 채권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한파를 냈던 지구촌 채권시장의 2019년 출발이 예상 밖의 호조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 이머징마켓 채권 ‘훈풍’ 2년6개월래 최대 수익률 = JP모간이 집계하는 이머징마켓 채권 지수는 지난 1월 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국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 역시 6%에 가까운 수익률을 창출했다.

아울러 지난해 5년만에 손실을 기록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신흥국 국채 및 회사채 지수가 2.3% 상승하며 1월 기준 2001년 이후 최대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움직임과 미국 연준의 비둘기파 기조 및 달러화 약세 전망이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신흥국 금융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아르헨티나 채권도 상승 탄력을 받았고, 2017년 이후 거의 모든 발행 물량이 디폴트에 빠진 베네수엘라 채권도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를 앞세워 큰 폭으로 뛰었다.

발행 시장도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압박에 시달리며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차관을 요청할 뜻을 밝힌 에콰도르가 1월 하순 1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경계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꺾일 경우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전반에 경기 한파가 번질 수 있고, 이는 투자 심리 냉각과 해당 지역의 채권시장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깊이 빠져들면서 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이 둔화, 이미 차이나 쇼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 정크본드 ‘날개 달았다’ = 정크본드 시장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미국 정크본드가 1월 4.52%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리며 월가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정크본드는 1월 기준 2009년 이후 최대 수익률 기록한 셈이다.

국내외 기업의 발행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개점 휴업을 연출했던 정크본드 발행이 1월 강력한 턴어라운드를 이룬 것.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항공기 부품 업체인 트랜스 다임이 38억달러 규모로 하이일드 본드를 발행, 이스터라인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고, 비즈니스 분석 업체인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는 은행 대출 계획을 접고 20억달러 규모의 정크본드 발행에 나섰다.

다만, 유럽 하이일드 본드 시장에 대해 투자자들은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신흥국 채권시장과 동반 급락한 데 따라 상대적인 저가 매력이 발생한 상황이지만 유로존 성장 엔진에 해당하는 독일을 필두로 경기 한파가 두드러지는 만큼 공격적인 베팅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1월 하순 유로화 표시 후순위 채권의 스프레드는 남미 지역 후순위 채권 스프레드를 웃돌았다. 이는 2012년 유로존 부채위기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BBB 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주요국 경기 둔화와 연준의 추가 긴축으로 인해 투자등급의 최하위에 해당하는 BBB 회사채의 신용등급 강등 및 디폴트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난해 말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 매도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2조달러에 달하는 BBB 등급 회사채가 지난해 2.9%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해당 채권의 리스크가 시장의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 ECB 발 뺀 유로존 채권시장 ‘건재’ =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가운데 유로존 채권시장이 탄탄한 상승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독일을 필두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주요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월 기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 이른바 양적완화(QE) 종료에 따른 충격이 채권시장을 강타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빗나간 셈이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달 10bp(1bp=0.01%포인트) 하락해 8개월래 최대 낙폭을 나타냈고, 같은 만기의 스페인 국채 수익률 역시 한 달 사이 16bp 밀리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후퇴를 기록했다.

12%의 금리에 발행된 스페인의 10년 만기 신디케이티드 채권에 아시아와 미국, 캐나다 등 해외 투자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이탈리아가 발행한 15년 만기 신디케이티드 채권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유럽 주요국 국채 가격이 뛴 것은 유로존의 경기 한파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국은 물론이고 공동통화존의 성장 동력에 해당하는 독일까지 실물경기가 둔화되자 국채 매수 열기가 달아올랐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 역시 채권시장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ECB가 QE와 같은 형태의 부양책을 재개하지는 않겠지만 은행권 장기 저리 대출 공급을 포함한 비상 대책을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사이 매도에 무게를 실었던 해외 투자자들의 ‘컴백’ 여부가 향후 유로존 채권 등락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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