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12월 시작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동계군사훈련과 관련해 국방부는 14일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원래대로라면 지금이 북한의 동계 훈련이 한참 진행될 시기인데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거나 그럴 소지가 있는 행동이 포착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그런 소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leehs@newspim.com |
북한은 매년 12월 초 동기(冬期‧동계의 북한식 표현) 훈련을 실시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도 12월 1일 자정부터 동계훈련 비상소집 발령을 내는 동시에 예비 병력인 교도대와 노농적위군을 소집하고 이들에 대한 훈련을 시작했다.
교도대와 노농적위군은 평시엔 공장‧농장 등 본업을 하다가 유사시엔 정규군의 임무를 보충하거나 군수품을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예비 전력으로, 교도대는 우리의 ‘예비군’, 노농적위군은 ‘민방위’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약 일주일 간 정치사상학습도 진행한다. 2017년 12월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열흘 동안 정치사상학습을 실시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당시 RFA에 “정치사상학습이 끝나면 연합부대 기동훈련 및 화력훈련이 이어지는데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동기 훈련이 끝나면 3월경에는 육‧해‧공 합동 타격 훈련도 이뤄진다.
북한 내‧외부 소식통들과 북한 매체, 한미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도 북한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동계훈련을 실시했다.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23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계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훈련 수준, 규모도 이전과 다름없는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북한은 올해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동계 훈련을 시작했으나 훈련 규모, 범위 등에서 지난 5년 동안과 비교해 훈련 규모, 범위 등에서 변화는 없었다”며 “군사대비태세에서 변화가 나타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러한 북한의 동계 훈련에 대해 한미 군 당국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최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북한에서) 관측 가능한 유일한 변화는 군사 활동에 대해 북한 당국이 보이는 관심이나 호전성이 줄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국방부 역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아직까지는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판단할 만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북한 스스로는 이전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동계훈련을 이어가고 있으면서 한미 군 당국이 연기‧축소‧유예 등을 검토 중인 키 리졸브‧독수리훈련 등 춘계(春季)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중 잣대’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전국로농(노농)적위군지휘성원(지휘관)열성자회의를 개최했다. 노농적위군은 북한의 민방위에 해당하는 예비병력이다. [사진=노동신문] |
한편 국방부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 이후 대남선전매체들을 통해 ‘남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꾸준히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나 정경두 국방부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수뇌부가 군부대 시찰을 하는 움직임을 비난하는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9.19 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즉답을 피했다.
최 대변인은 “우리로서는 9.19 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비난하는) 연합 군사훈련 등은 우리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대비 태세에 대한 점검 차원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특별히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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