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진보 성향의 야권 인사를 비롯해 여권 정치인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직 국가정보원 국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7월로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 전 국정원 방첩국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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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국정원 내부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종북좌파로 규정하고, 정보수집 대상으로 삼아 정보를 수집한 것은 헌법상 의무를 저 버린 것”이라며 징역 7월을 선고했다.
감형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부로부터의 지시를 전달하고 보고 받았을 뿐 정보수집 대상자를 선별하거나 정보 활용과 관련돼 강력한 위법행위에는 전혀 나아간 바가 없다”며 “차장의 지시에 따라 비자발적으로 범죄에 나아간 사실이 충분히 인정돼 원심이 통보한 징역 1년의 형량은 무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향후 국정원이 적법한 권한 범위 내에서 활동하고 정치적 중립 상태를 위해서라도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게 단죄하고 처단해야 한다”며 “유리한 정상이 많지만 형 집행유예 선처까지는 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김 전 국장은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직접 방첩국 내 특명팀을 조직하고 조직의 인사배치를 했다”며 “상부의 지시에 따를 뿐이었다는 주장은 양형에서 고려할 문제이지 위법한 정보 수집을 인식한 이상 빠져나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방첩국 내 직원도 모두 공범이라는 김 전 국장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직원들은 정보 수집이 정권 반대를 탄압하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를 다 판단하고 모두 질문한 뒤에 결정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국장은 2009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지시에 따라 국정원 방첩팀 내에 ‘포청천’ 공작팀을 꾸리고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여야 유력 인사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또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과 배우 문성근 씨, 여권 정치인 등의 개인 컴퓨터(PC)와 이메일 등을 해킹해 자료를 확보한 뒤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명목으로 이와 관련된 홍모 씨를 미행·감시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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