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올 봄 일본에서 물류비와 인건비 급등을 이유로 콜라·우유·컵라면 등의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라고 1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가격 인상에 불을 댕긴 것은 27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서는 코카콜라다. 코카콜라는 오는 4월 1일부터 1.5L 콜라의 희망소매가격을 20엔 오른 340엔(약 3450원, 세전가격)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코카콜라에 이어 대형 우유 업체들도 우유와 요구르트 가격을 4월부터 일제히 인상하며, 6월에는 컵라면과 아이스크림 가격도 일제히 오를 예정이다.
업체들이 가격 인상의 이유로서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일손 부족에 따른 인건비 급등과 물류비 상승이다.
리크루트잡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 3대 도시권(도쿄·오사카·나고야)의 파트·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1058엔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과거 최고를 경신했다.
또 일본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업용 도로화물운송 서비스의 가격지수는 2010년에 비해 10% 이상 상승했다.
식음료 업체들은 “자구 노력만으로는 비용 상승을 흡수할 수 없다” “이미 기업이 노력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일본 슈퍼마켓의 식품 매장 [사진=NHK] |
◆ 슈퍼 등 소매점 “판매가격 인상 어려워”
하지만 희망소매가나 출하가격이 인상돼도 슈퍼마켓 등 소매점이 이를 그대로 반영해 판매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유는 일본 소비자들의 절약 소비 지향으로 인해 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2015년=100, 신선식품 제외)는 101.4를 기록하며 전년동월 대비 0.7% 상승에 그쳤다.
일본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이온의 홍보 관계자는 “가격 인상분을 전부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더욱 어려운 것은 소규모 슈퍼 등이다. 도쿄 시내에서 소규모 슈퍼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우리만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며 “대형 슈퍼가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해 가격을 올려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한숨을 지었다.
할인 판매의 핵심이 되는 우유나 1.5L 페트병 음료들은 가격 경쟁이 심해 가격을 올릴 경우 고객 이탈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규모 슈퍼 등에서는 “인건비가 오르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가격 할인 경쟁은 이미 한계에 왔다”는 푸념이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대표적 할인잡화점 '동키호테' 매장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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