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주택경기가 하락 기조를 이어가자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도 입지별 성적표가 크게 엇갈리는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및 신도시에서 선보인 신규분양에서 인접 지역이라도 계약률이 2배 넘게 벌어지는 현상이 늘고 있다.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다 보니 과거처럼 투자 열기가 인접지로 옮겨붙지 않는 것이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하고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정당계약한 한신공영의 ‘검단신도시 한신더휴’는 지난 11일 기준 계약률이 3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같은 날 견본주택을 연 우미건설의 ‘검단신도시 우미 린 더 퍼스트’는 일반분양 1268가구 중 잔여 가구가 10가구 정도 남아 ‘완판’을 바라보고 있다. 비슷한 지역에서 같은 날 분양한 단지임에도 계약률은 최대 60%포인트(p)까지 차이를 보인 셈이다.
검단신도시 한신더휴는 이날도 선착순으로 계약자를 모집 중이다. 이 단지는 평균 청약경쟁률 역시 0.93 대 1로, 4가지 타입 중 전용면적 74㎡A를 제외하곤 74㎡B, 84㎡A, 84㎡B 총 3개 타입에서 1순위 미달됐다.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 택지지구 내 위치한 두 단지는 단지 간 직선거리가 900m에 불과하다. 하지만 택지지구 내 중심상업지와 인접한 우미 린 더 퍼스트가 분양에 성공한 반면 한신더휴는 장기전을 바라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승승장구하던 수도권 분양시장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보통 분양 후 6개월까지의 초기 계약률이 70%를 넘기면 성공한 분양으로 간주하는데 입지 조건에 따라 이에 미치지 못하는 단지들이 나타나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아직 섣불리 흥행여부를 결론짓기 어렵지만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을 감안했을 때 계약률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과거 ‘묻지마 청약’에서 벗어나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인접지역 안에서도 입지조건에 따라 계약률에 큰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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