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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로봇 시대’ 제조업 1억 노동자 퇴출 위기

기사등록 : 2019-02-16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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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1억명에 달하는 중국 제조업계 근로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난해 폭탄 관세에 따른 충격 때문이 아니다. 여전히 세계의 공장으로 통하는 중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다름아닌 로봇이다.

중국 업체가 개발한 서빙 로봇 [사진=바이두]

중국 제조 및 수출 허브에 해당하는 동관시에서만 지난해 자동화 설비 투자가 5680만달러에 달하는 등 로봇의 습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 동관시에서만 제조업계 일자리가 28만개 사라졌다. 9만1000개의 로봇이 제조업 생산라인에 진입하면서 벌어진 결과다.

상황은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다. 시스템 자동화에 따른 제조업 고용 한파는 애플 공급 업체인 폭스콘 공장부터 자동차 조립 현장까지 주요 기업 전반에 걸쳐 두드러진다.

제조업계 일자리 위기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전세계에 공급되는 아이폰의 절반 가량을 제조하는 폭스콘은 2020년까지 전체 생산라인의 30%를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체는 이미 지난 2012~2016년 사이 40만명 이상의 근로자를 감원한 한편 수 만개의 로봇을 현장에 투입했다.

주방용 기구를 생산하는 항저우 소재 한 업체는 생산직 근로자를 2014년 350명에서 2017년 193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감원을 당한 직원 대부분은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귀향했다.

중국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계 근로자는 1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연간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은 30%에 이른다.

제조업계 근로자들은 감원 한파를 피하기 위해 당장 로봇 시스템의 도입 가능성이 낮은 영세 업체로 이직하거나 틈틈이 이직을 위한 자기계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은 이미 2017년 일본을 앞지른 상황. 국제로봇연합은 2020년 중국 산업용 로봇이 최소 80만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의 제조업 자동화 붐은 시진핑 주석이 차기 성장 동력으로 내놓은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와 무관하지 않다.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로봇 도입을 적극 권장한 것.

문제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이다.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의 제니 챈 교수는 SCMP과 인터뷰에서 “로봇에 일자리를 뺏긴 생산직 근로자들은 서비스 직종으로 이직을 시도하고 있지만 열악한 급여 수준에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며 “전문 기술과 지식을 갖춘 고급 인력과 생산직 근로자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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