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A380 생산을 2021년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A380을 각각 10대, 6대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 중단으로 타격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 없었던 데다 부품 조달 등도 제조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A380. [사진=각사] |
19일 외신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톰 엔더스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에미레이트항공이 없으면 2021년 이후에 A380 생산을 지속할 주문이 없다"며 생산 중단 계획을 밝혔다. 앞서 에미레이트항공은 A380 구매 규모를 39대 줄이고, 대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A350과 A330-NEO 등을 주문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A380 생산이 중단돼도 부품 조달이나 정비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에어버스가 엔진 등 모든 부품을 다 만드는 게 아니라 제조업체가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종된 기종이라 하더라도 에어버스가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은 "부품 제조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생산 중단 이후에도 부품 조달이나 정비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국내 항공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380이 너무 큰 규모 때문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고 본다. 지난 2005년 경쟁사인 미국 보잉의 대형 항공기 B747의 맞수로 야심차게 등장했으나 오히려 너무 큰 몸집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A380은 좌석이 최대 800석으로 너무 많고 연료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항공기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A380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항공기가 너무 크다보니 항공사가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승객을 가득 채우기 어려웠던 걸로 안다"고 했다.
A380은 이코노미석 기준 최대 800명 이상이 탈 수 있는 2층 구조의 대형 여객기로, 스위트룸과 샤워시설, 바 라운지 등을 갖출 수 있어 '하늘 위의 호텔'이라고도 불렸다. 대한항공의 A380은 407석이며, 2층은 모두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으로 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은 495석이다.
양사는 해당 여객기의 항속거리가 1만3000km에 달하는 만큼 주로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다만 태국 방콕이나 일본 도쿄 등 선호하는 승객이 많은 '인기 노선'에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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