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수입차가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결론을 내린 미국 상무부의 보고서가 백악관에 전해지자 유럽연합(EU)이 미국이 관세 공격을 가할 시 즉각 보복에 나서겠다며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 증가가 국가 안보를 해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 보고서를 검토하고 추가 관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고서가 제출된 이튿날 마르가리티스 스키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의 행동에 유럽의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 EU는 즉각 적절한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는 트럼프 대통령에 유럽산 자동차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경우 200억유로(약 25조5312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물린다는 방침이다. EU 28개 회원국 무역 수장들은 이번 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모여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역시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이유로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EU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등 28억유로(약 3조5744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섰다.
이번 상무부의 보고서로 지난해 7월 맺어진 양측의 무역전쟁 잠정 휴전이 다시금 위기에 놓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제로 관세, 제로 비관세 장벽, 자동차 제외 산업에 대한 제로 보조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스키나스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미국과 EU는 공동성명의 정신과 내용에 위반되는 행위를 자제하기로 약속했다. 융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있으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는 한 EU도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18일 독일 신문 슈트트가르터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for the time being)은 어떠한 자동차 관세도 없을 것이라고 나에게 약속했는데, 나는 이 말을 믿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일 민간경제 연구소 Ifo에 따르면, 미국이 EU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면 독일의 자동차 수출은 절반 가까이 급감해 수출액이 약 170억유로(약 21조7015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EU의 총 자동차 수출은 7.7%, 184억유로(약 23조4887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산 자동차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주장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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