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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한국 외교활동 반대파 숙청" - WSJ

기사등록 : 2019-02-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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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외교활동을 반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추방, 수감하거나 처형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 과정에서 자국 내 부유한 엘리트층의 자산도 동결했으며, 총 50~70명이 숙청 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와 한국의 전직 정보 관리들은 이번 탄압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비판론자들의 입을 막고,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한 북한 정권의 재정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 국영 언론은 이번 탄압을 반(反) 부패 캠페인으로 묘사했다.

서울 소재의 싱크탱크인 북한전략센터에서 내놓은 보고서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번 숙청은 자신들의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해온 관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숙청 당한 인물 가운데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조차 건드리지 못했던 고위급 인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 "당과 대중의 혼연일체를 파괴하고 사회주의 제도를 침식하는 제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의 크고 작은 행위들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투쟁의 열도를 높여야 하겠다"며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북한은 그동안 어느 정도의 부패는 용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체재 안정을 위해서 충성파들을 만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WSJ는 대북 제재가 부패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탄압이 북한이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다는 증거가 되지 않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은 여전히 공고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궁극적으로 제재 완화를 예상하며, 경제 발전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해온 김정은 위원장이 각종 경제 프로젝트가 부패로 좌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연한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소재 미 해군 부설 해군 분석센터(CNA)의 켄 가우스는 김정은 위원장이 광범위한 뇌물수수가 북한의 경제성장 및 자신의 정치적인 정당성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내에서 실제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경제계획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부패 척결과는 별도로 김정은 위원장이 군부의 매파를 길들이고,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숙청을 단행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번 숙청이 미국 및 한국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정권 내 비둘기파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처음 집권한 이래 평양에서만 400여 명을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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