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연초 해외건설 수주액이 부진해 건설사들의 연간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건설사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 실적은 총 33억5820만달러(약 3조771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8% 감소한 액수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건설사 대부분이 작년보다 실적이 줄었다. 작년 해외수주 실적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같은 기간대비 수주실적이 97.4% 급감했다.
삼성물산(-14.6%)과 현대엔지니어링(-78.6%), 포스코건설(-87.9%)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해외수주 규모가 줄어든 상태다. 롯데건설(-91.7%)과 현대건설(-94.5%), 대우건설(-98.9%), 쌍용건설(-95.9%)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2~3년간 해외에서 떠안은 손실액이 적지 않다보니 공격적인 수주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작년 발주 예정에서 올해로 연기된 사업장이 많아 시간이 갈수록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건설사들 중 올해 해외수주 전망치가 가장 높은 업체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로 연결기준(현대엔지니어링과 합산) 13조1000억원, 별도기준 7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 연결기준 해외수주 7조1000억원, 별도기준 해외수주 2조4000억원 대비 각각 84.5%, 220.83% 증가한 수치다.
장문준 KB증권 산업재·건설 부문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별도기준 해외수주 실적이 부진했다"며 "올해엔 최종 계약이 작년에서 올해로 이연된 프로젝트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회사 목표치가 작년 달성액보다 220% 이상 높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올해 가스플랜트, 토목, 발전소 분야에서 다수의 입찰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하지만 작년에도 풍부한 파이프라인에 비해 실제 수주금액이 낮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로 3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에 달성한 금액인 2조4000억원 대비 45.8%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GS건설의 해외수주 실적이 회사 목표치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입찰이 실시되는 해외사업 중 GS건설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장문준 연구원은 "올해 해외 입찰은 GS건설이 강점을 가진 다운스트림 분야(천연가스 생산 이후 과정 부문) 프로젝트가 많다"며 "GS건설의 올해 해외수주 금액이 4조5000억원(최소 3조5000억원~최대 5조5000억원)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로 3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작년에 달성한 1조7000억원 대비 88.2% 증가한 수치다. KB증권이 예상하는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금액은 2조5000억원(최소 2조원~최대 3조원)으로 회사 목표치보다 낮다.
장문준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공격적인 수주목표에 비해 회사가 제시하는 입찰 파이프라인이 다소 제한적"이라며 "다만 과거에도 회사가 공개하지 않았으나 실제 수주로 이어진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중소형 프로젝트가 다수 있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대우건설 해외수주가 확실하게 증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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