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부산·울산·경남(PK)도 대세는 탔다. 황교안이다." 부산지역 한국당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도 황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 입문 초년생으로 당 내 '세(勢)'가 빈약할 것이라던 세간의 예상과 달리 황교안 지지층은 견고하고 두터웠다.
대구·경북(TK)지역에서 뚜렷했던 황교안 대세론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국갤럽이 2월 셋째주(19~21일) 한국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당대표 후보 선호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52%가 황교안 후보를 선호했다. 2위인 오세훈 후보(24%)와는 더블스코어 이상 격차를 벌인 압도적인 선두였다.
이제 전당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단 4일.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황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과연 황 후보의 대세론은 27일까지 이어질까. 현재로서는 '대세 불패'에 힘이 실린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정치권은 '올드&뉴' 프레임 형성"…정치신인, 독 아닌 약 됐다
황 후보가 대세로 떠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우선 '정치 신인'이라는 점이 그에게는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작용했다.
황 후보는 박근혜 전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국무총리를 역임하면서 정무를 주로 했지만 정치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중순 한국당 입당과 동시에 황교안의 정치 인생이 시작된 셈이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황 후보의 전무한 정치 경력이 그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리더십을 바탕으로 당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것.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황 후보에 대해 "훌륭한 공무원이지만 정치인은 아니다"라고 평한바 있다.
하지만 리더십에 대한 의문보다 보수층에서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정치권에는 '올드앤뉴'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황교안은 정치에 새롭게 들어온 사람"이라면서 "이 때문에 당원들이 그에 대한 기대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오래된 보수 지지자들의 '절대적 신뢰'
황교안 후보가 인기를 얻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래된 보수 지지자들로부터의 절대적 신뢰 때문이다.
황 후보는 법관 시절에도 오랫동안 공안검사로 활동해왔다.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책을 내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게다가 이전 정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으며 법무부장관부터 국무총리까지 승승장구했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이 옥중생활을 하면서 "황교안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는 했지만, 진위 여부를 떠나 오래된 보수 지지자들은 황 후보를 흔들리지 않는 신념의 보수인사로 인식한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지역구에 나이 드신 분들이나 오래 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황교안'이라는 반응이 많다"면서 "딱히 신념을 져버리거나 흔들렸던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2.22 kilroy023@newspim.com |
◆ '박근혜를 배신했다' 태극기의 반대…"착시효과일 뿐"
황 후보도 선거기간 중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합동연설회 현장에서는 황 후보를 향해 "박근혜를 배신했다", "박근혜를 힘들게 했다"는 주장과 함께 심한 욕설이 터져나왔다.
황 후보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확실한 선긋기에 나선 탓이다. 박 전 대통령의 수감번호조차 알지 못한다고 한 황 후보에 대해 강성보수 지지자들, 일명 태극기 부대가 배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이 같은 발언은 대체로 착시효과일 뿐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합동연설회 현장에 참여하는 태극기 부대들은 그 지역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같은 사람들이 몰려 다니며 전국을 도는 것"이라며 "게다가 워낙 극단적인 강성 목소리를 내다보니 그 목소리가 크게 들릴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 책임당원 33만명 중 그 사람들 비율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면서 "그들이 한국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선거에서 직접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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