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창작극 '함익'을 재공연한다.
'함익' 포스터 [사진=서울시극단] |
연극 '함익'은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고전 '햄릿'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창작했다. 김은성 극작가와 김광보 예술감독의 합작품으로, 웅장한 서사의 행간에 숨은 '햄릿'의 섬세한 심리를 중심으로 '여자 햄릿' 함익을 새롭게 탄생시켜 호평을 받았다.
원작에서 선왕을 죽인 삼촌이 어머니와 결혼해 왕이 되자 복수심과 광기에 휩싸였던 햄릿은 성과 배경을 바꿔 30대 재벌 2세이자 연극과 대학교수인 함익으로 변모했다. 배경 역시 현재 대한민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함익은 아버지와 계모가 어머니를 자살로 몰고 갔다며 복수를 꿈꾼다. 부유한 환경에 완벽한 삶을 누리는 것 같지만 실상은 고독하고 우유부단하며 인간미를 잃어버린 함익. 거울 속에 살고 있는 내면의 분신 '익'과 자아분열적 대화를 나눌 때만 마음 속 욕망을 드러내며 자유로워진다.
함익은 '햄릿'에 대해 냉철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리는 제자 연우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해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지만, 지독하게 사랑을 그리워한 함익은 열정적이고 젊은 연우를 통해 고독에서 벗어난다. 특히 연극 '햄릿' 속 연우를 통해 자신의 복수를 완성하려 한다. 그러나 함익의 광기에 제자들이 반발해 자신들만의 무대를 올리고, 함익은 결국 아버지 원숭이인 '햄릿'이 어머니 장례식 때 엄마 시체에 매달려 웃었다며 복수의 칼날을 휘두른다.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서울시극단] |
3년 만에 돌아온 '함익'은 초연부터 함께 한 배우와 제작진, 새롭게 참여한 배우들로 더욱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연극적 색채로 무대를 압도하며 매 작품 깊은 인상을 남긴 최니라가 '함익'을, 독특한 개성과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배우 이지연이 함익의 분신 '익' 역을 맡아 초연의 감동을 다시 한번 전한다.
함익의 내면을 흔드는 '연우' 역은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배우 오종혁과 조상웅이 더블 캐스팅됐다. 지난달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강신구가 함익의 아버지 '함병주'를 맡아 함익의 내면을 점점 병들게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9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서울시극단 연수단원이 참여해 2019년 첫 정기공연의 무대를 함께 채울 예정이다.
연극 '함익'은 오는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