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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D-2] "美의 '베트남 모델' 제안, 北 수용 안 할 수도"

기사등록 : 2019-02-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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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본주의·시장경제 몰라서 수용 안 하는 것 아냐"
"과거에도 '베트남 모델' 소개한 사례 있어"
"北 핵 무기 감축은 협상될 수 있지만 비핵화는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베트남 모델'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베트남 모델을 제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베트남 모델이란 한 때 미국의 적국이었던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시장 개혁을 받아들인 이후 경제호황을 경험한 것을 가리킨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베트남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시장 개혁을 수용한다면 북한도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설득할 것이라는 것이다. 단 여기에는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해야한다는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베트남 모델을 팔려는 시도가 가시적인 결과를 낳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북한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해서 모르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북한은 이미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단지 이들을 수용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마다 그와 함께 자본주의 기업을 둘러보며 북한에 경제 개혁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으며,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술이 시도된 사례가 있다.

미국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밴 잭슨은 "역사적으로 북한의 고위급 관리들이 미국에서 자본주의 산업이 어떤 것인지 둘러본 사례는 많이 있었다. 우리는 북한에 자본주의가 어떤 것인지도 보여줬다"고 언급하며 이번 회담에서 과거와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미국이 북한에 베트남 모델을 설파한 전례가 있으나 당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북한을 베트남 모델로 설득하려 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우리는 그 때 순진했다. 우리는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화된 경제를 도래하기 위해 그들(북한)과 함께 일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이 매력적이어서, 북한이 핵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틀렸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 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北 핵 무기 감축은 협상될 수 있지만 비핵화는 어려워"

AP통신 초대 평양지국장 출신인 진 리는 베트남이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주민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선택지(베트남 모델)를 자랑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스스로를 우월한 국가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 리는 "북한은 논의에 참여하겠지만, 그들은 정확히 '우리는 핵 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에 비교가 안 된다'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할 수 있는 최대한 핵 보유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쏟아내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북한에게 더 많은 지렛대를 주기 때문이다"라고 내다봤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와 워싱턴에 있는 많은 이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중국이 그랬던 것 처럼 외국인투자를 받아들인다면 북한이 매우 부유한 국가가 될 수 있으며 북한 지도층은 그들이 현재로서는 꿈꾸지도 못했던 생활 방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교수는 이어 "이 메시지의 문제는 간단하다. 죽은자는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그의 최고 고문들은 냉정하며, 현실적이고, 잔인하리만큼 이성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우크라이나, 이란의 사례를 목격한 북한이 핵 무기를 일종의 생존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기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라코브 교수는 "북한 사람들에게는 안보가 최우선 순위다. 그리고 그들은 몇몇 핵 무기 없이는 그들의 안보가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며 "핵 무기 감축은 협의될 수 있지만 비핵화는 허황된 꿈이다"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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