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5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를 올리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상승하던 유가는 하락 전환해 낙폭을 크게 늘렸다. 시장에서는 원유가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상황에서 이날 트윗이 매도 구실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78달러(3.1%) 내린 55.48달러에 마감해 지 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2.36달러(3.5%) 하락한 64.7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OPEC 압박 트윗 이후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 “유가가 너무 높이 오르고 있다”며 “OPEC은 제발 진정하라”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는 높은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취약하다(fragile)”고 덧붙였다.
이날 트윗은 OPEC이 두 달간 감산을 이행하면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최근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추세적인 오름세를 보여왔다. 지난 주말 WTI는 배럴당 57.81달러까지 올랐고 브렌트유도 67.73달러로 상승해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오를 때마다 트위터를 통해 OPEC을 압박해 왔다.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은 지난달부터 하루 120만 배럴의 감산 합의를 이행 중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달부터 감산 합의 규모보다 더 많은 산유량을 줄일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상승하던 유가가 방향을 전환해 낙폭을 늘렸다고 전했다. 앞서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승 흐름을 보였다.
어게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존 킬더프는 로이터통신에 “맥락을 읽어보면 일부 국가와 기업에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면제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가격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나스닥 아이엔씨의 타마르 에시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트럼프의) 트윗이 기본적으로 지난주 날개를 달았던 가격 상승 풍선을 터뜨렸다”면서 “유가는 사우디가 12월에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이 수출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소식에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미즈호 증권의 밥 야거 선물 부문 이사도 “트럼프는 유가를 내리도록 이야기하는데 성공적이었다”면서 “원유가 과매수 구간에 진입하면서 불꽃이 필요했고 불꽃은 오늘 아침 OPEC을 공격한 오늘 아침 그의 트윗이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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