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NH농협은행이 올해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나선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잇달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NH농협은행도 준비를 마쳤다. 관련 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데다, 정부도 사회공헌에 대한 은행권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지속가능채권 시장이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검토중이다. 이를 위해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검증 보고서를 받았다.
지속가능채권은 조달한 자금을 사회 문제 해결이나 친환경 사업에 사용해야 하는 채권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소셜본드나 환경 문제 해결에 쓰이는 그린본드도 여기에 속한다. 이를 발행하기 위해선 기존 사회공헌 활동을 비롯해 향후 자금 투자 계획, 관리 체계 등을 국제 공인 기관에서 인증받아야 한다.
NH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 발행을 추진하려고 작년 말에 준비를 마쳤다"며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는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지속가능채권에 대한 은행권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1년간 잇따라 발행에 나서면서 그 규모가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만 1조6700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지난 18일 IBK기업은행은 3000억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중소기업, 특히 창업기업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7월에도 5억달러(5600억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앞서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4억5000만달러(5000억원) 규모로, 우리은행은 2000억원 규모로 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국내 기업중 가장 큰 6억달러(67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해 관심을 모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2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국내 은행들이 지속가능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부에서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내세우는 등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높아 자금 조달도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해외에선 일정 부분을 사회적 공헌에 투자해야 하는 등 지속가능채권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며 "특히 은행들은 신용도가 높고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발행에 나서면 바로 투자자들이 모이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이 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분위기"라며 "금융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의 발행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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