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서울시의 '청년복지' 실험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서울시가 청년기본소득(조건없는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실험'을 검토하고있다는 소식에 따른 것입니다. 약 3년전 서울시가 ‘청년수당’ 제도를 도입할 때만큼이나 찬반논쟁이 치열합니다. 이에 뉴스핌은 이번 논쟁을 꼼꼼히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이번 ‘정책실험’을 설계한 민간연구소 '랩2050'이 제안한 신(新)청년수당의 실체와 배경을 소개합니다. 이어 청년수당의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고 비교한 뒤 전문가의 찬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목차>
①서울시 논란 불지핀 '무작위 청년수당'
②서울시 청년수당 2016년→2019년 논란 '2R'
③'박원순 VS 이재명' 청년수당 비교해보니
④복지실험인가 포퓰리즘인가…외국은
⑤찬성입장 "경제적·사회적 지속 가능성 확보"
⑥반대입장 "중남미식 포퓰리즘에 불가"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서울시가 청년들에게 조건없는 청년수당인 '청년기본소득' 검토를 밝히면서 청년정책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부모의 소득, 미취업 상태 등을 따져 대상자를 선정해 월 50만원씩을 지급하는 청년수당과 달리 '묻고 따지지도 않는' 월50만원 지급을 뼈대로 하는 '청년기본소득'이 실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지 '헛돈'만 쓰는 포퓰리즘 정책이 될지 관심이다.
◆정책설계자 "새로운 사회복지실험"
최근 서울연구원과 함께 ‘청년기본소득 정책실험’을 설계한 민간연구소 랩2050의 최영준 연구위원장(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은 26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번 청년수당 2.0을 '새로운 사회복지 실험'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기존 저출산·일자리·고용정책이 청년세대들의 출산 기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실효성에 의심이 든다"며 "똑같은 정책만을 편다면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2년 정도 실험을 통해 새로운 청년대책의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청년문제를 빈곤·실업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결혼 기피, 저출산 등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즉 청년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민간연구소 랩2050이 한국리서차와 함께 여론조사한 결과 청년 60% 이상이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주최로 열린 ‘포용국가와 청년정책’ 토론회에선 결혼이나 출산을 꿈꾸지 않는 청년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존 일자리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청년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위원장은 "청년문제는 단순히 빈곤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위기, 불안정성 등 청년 전반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이번 정책실험은 경제적·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안전판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대에 사회에서 지원을 해주고 청년들이 앞으로 나아가 페이백(payback)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보자는 게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방식의 청년수당 정책실험 모형 [출처=랩2050] |
앞서 서울연구원과 랩2050은 지난 1월 국회토론회 등을 통해 청년 2400명(통제집단 800명, 기본소득형 800명, 근로연계형 8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수당 2.0 정책실험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즉 청년기본소득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집단(1600명)과 지급하지 않는 집단(800명)을 나눠서 2년간 기본소득을 지급해본 뒤 정책 효과를 검증해보자는 것이다.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집단(1600명) 중 첫번째 실험집단은 기본소득방식으로 고용 유무를 떠나 무조건적으로 현금을 지급한다. 실업자 2000명에게 2년간 기본소득(월 72만원)을 지급하는 핀란드의 실험과 유사한 방식이다.
두번째 실험집단은 근로와 연계해 소득을 번 만큼 수당이 감액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50만원 이상 소득을 벌면 수당을 받지 않는다. 실업부조, 공공부조방식에 가깝다. 세번째 실험집단(통제집단)은 청년수당을 받지 않는다. 랩2050에 따르면 이 실험의 지급 총액은 2년간 최대 192억원이다.
◆2년 실험후 결과봐야
최영준 교수는 "취업자에게 청년수당을 준다는 게 기본적으로 없었던 개념인데 (수당을 지급해) 이들 집단의 고용, 행복, 건강 등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는 지를 보는 것"이라며 "2년 동안 전통적 방식과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을 해보면 각각 청년들에게 어떤 변화들이 일어났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오해가 많은데 이번 제안이 바로 서울시 모든 청년에게 수당을 주자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는 "엄밀하게 실험을 해본 후 특히 20대 내에서도 어떤 청년대가 필요한지, 효과가 제일 높은지를 보고 하겠다는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결정을 한다고 해도 준비할 기간이 길기 떄문에 빨리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정책실험을 제안받은 사실은 있지만 아직 검토 단계로 (서울시 차원에서) 정책실험의 추진여부나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해선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은 "여러 의견들을 들어봐야 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