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부산과 싱가포르를 잇는 하늘길이 새로 열리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동안 진에어는 싱가포르의 대체 노선으로 조호바루 노선을 홍보, 계절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며 1년 내내 운항해왔다.
하지만 최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하면서 조만간 국내와 싱가포르를 오가는 항공편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들은 운항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해당 노선에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에어는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인천-조호바루(말레이시아) 직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신규 취항 당시엔 주2회 운항했으나 이후 수요에 따라 운항 횟수나 투입 기종 등에 변화를 주며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진에어가 조호바루에 지속적으로 비행기를 띄운 데에는 싱가포르에서 육로 이동이 가능한 도시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말레이시아 최남단에 위치한 조호바루는 조호르 해협을 사이에 두고 싱가포르와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차량 이동시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저렴한 가격에 싱가포르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승객들이 해당 노선을 많이 이용해왔다. 싱가포르는 운수권이 필요한 지역이여서 직항 항공권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진에어 역시 조호바루 노선을 홍보할 때 싱가포르의 대체 노선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진에어의 이러한 전략은 국적사 중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LCC인 진에어가 두 항공사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정호 진에어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업설명회 당시 "조호바루가 싱가포르의 대체 노선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성수기엔 B777을, 비수기엔 B737-800을 투입하는 등 공급량을 조절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싱가포르에 신규 취항을 하게 되면 상황이 빠르게 변하게 된다. 이들 역시 기존 대형항공사와 차별화되는 '저렴한' 운임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진에어의 가격이 돋보이지 않게 된다. 또한 공급석 자체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여객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조호바루 노선은 인천에서 출발하고 이번에 운수권이 배분된 싱가포르 노선은 출발지가 부산"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출발지가 다르기 때문에 수요 고객 자체가 겹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8월 싱가포르 항공당국과의 회담에서 확보한 부산-싱가포르 운수권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각 주7회씩 배분하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 노선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운수권만 따니면 수익성이 보장되는 '황금 노선'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번 결과에 대해 국토부는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첫 중장거리 노선으로 향후 지방공항의 취항 노선 확대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단거리 위주의 운항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LCC에도 사업 확장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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